[르포]"추석 전통주 지금부터 만들죠"…국순당 횡성 양조장

윤정훈 기자I 2023.06.14 07:25:11

국순당 강원도 횡성 양조장 ''축구장 65개 면적 규모''
1만~4만ℓ 대형 탱크서 연 최대 2억병 전통주 생산
유산균 막걸리, 국순당 생막걸리 등 50여개국 수출
"MZ세대 겨냥 하반기 이색 협업 제품 출시 예정"

[횡성=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이 탱크 안에는 올해 추석에 판매될 제품이 발효되고 있습니다.”

1년 중 낮이 가장 긴 ‘하지(6월 21일)’를 약 일주일 앞둔 13일.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여름의 초입이지만 전통주 업계는 벌써 서늘한 가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전통주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가 추석이기 때문이다. 이날 방문한 강원도 횡성군 국순당(043650) 양조장은 가을 대목을 위해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강태경 국순당 품질보증팀장은 “차례주는 설날과 추석에 전체 물량의 3분의 2가 판매되기 때문에 3개월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순당 횡성 양조장 입구 전경(사진=국순당)
◇연간 최대 2억병 전통주 생산…발효 과정 자동 통제

2004년 만들어진 횡성 양조장은 축구장 65개에 달하는 14만4367㎡의 면적에서 연간 최대 2억병의 전통주를 생산한다. 인근에는 주천강의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술을 빚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양조장 발효실 안에 들어서자 구수한 누룩 냄새로 가득했다. 복층 구조로 된 발효실은 1만~4만ℓ의 대형 탱크 수십개가 자리 잡고 있었다. 4만ℓ는 막걸리 기준 15만병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발효실의 탱크별 온도와 발효기간, 교반(고루 젓기)은 제어실에서 자동으로 통제한다. 발효 기간은 일반적으로 막걸리 등 발효주는 1~2주 전후쯤 걸리며, 일부 주종에 따라 최대 3개월간 발효한다. 발효 중인 술의 표면을 자세히 보면 보글거리는 기포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이산화탄소다. 대량의 술이 발효되면서 이산화탄소가 많이 나올 수 있어 어지러울 수 있다는 경고 문구가 공장에 적혀 있다.

탱크에서 발효 중인 술에서 기포가 발생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양조장 주입공간에서는 수천개의 병이 줄지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 이물질 유입 방지를 위해 빈병에 술을 주입한 후에 뚜껑을 닫는 작업은 투명 플라스틱으로 둘러싼 별도 공간에서 이뤄졌다. 양조장은 백세주를 기준으로 하루 최대 25만병, 막걸리는 8만~10만병이 생산된다.

완성된 제품 검수는 자동 검사와 전문가가 육안으로 확인하는 육안 검사를 병행한다. 제품 검수 단계에는 전문가도 같이 투입된다. 이들은 기계가 걸러내지 못한 이물질이나 찌그러진 패키지 등을 육안으로 잡아내는 역할을 한다.

백세주 완성품이 검수를 위해 컨베이어벨트에서 이동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강 팀장은 “지금 시기는 추석 제품을 주로 만들고, 겨울에는 설날 제품을 만들다 보니 한여름을 제외하면 10개월 가량은 공장을 풀 가동하고 있다”며 “막걸리는 주력 상품인 국순당생막걸리, 우리쌀국순당생막걸리를 주로 생산하며 나머지 제품은 수요에 맞춰 생산한다”고 말했다.

◇68종 전통주 생산…50개국 수출 전진기지

이 양조장은 백세주, 1000억 유산균 막걸리, 국순당 생막걸리 등 68종의 전통주를 생산하며 세계 50여 국가로 수출한다. 기존에 생막걸리는 자연스러운 발효를 위해 뚜껑에 작은 구멍이 있다 보니 술이 샐 수 있고 유통기한이 짧아 수출이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순당은 특허를 낸 ‘발효 제어 기술’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효모가 일정 시간만 살아 있도록 했다.

박선영 국순당 생산본부장은 “국순당생막걸리 등이 미국, 호주, 일본 동남아 등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올해도 1000만불 수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 시장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서 유산균 막걸리가 가장 잘된다”고 강조했다.

국순당 횡성 양조장에서 ‘대박’ 막걸리가 생산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국순당은 전통주를 소비하는 층이 젊어지면서 다양한 상품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앞서 ‘국순당 쌀 죠리퐁당’, ‘국순당 쌀 바밤바밤’, ‘국순당 칠성막사’ 등 유명 식음료 브랜드와 협업했다.

박민서 국순당 마케팅 팀장은 “과거 막걸리는 신제품을 2년에 한 번씩 냈는데, 최근에는 1년에 2~3개 낼 정도로 트렌드가 빨라졌다”며 “‘백세주 조선하이볼 세트’와 같은 재미있는 협업 제품을 하반기에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영 국순당 생산본부장이 백세주와 막걸리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윤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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