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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재한 비만 이슈…‘美 FDA 허가 지연’ HLB그룹株 줄하락 [바이오 맥짚기]

김새미 기자I 2024.10.14 13:30:26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11일 국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섹터에선 올릭스(226950), 압타머사이언스(291650)의 주가가 급등하며 여전히 비만 테마는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HLB그룹주는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 결정이 예상보다 지연되자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휴젤(145020) 손을 들어줬지만 이날 메디톡스(086900)와 휴젤 주가에 큰 변동은 없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급등한 제약·바이오·의료기기 업종은 올릭스와 압타머사이언스였다. (자료=KG제로인 엠피닥터)
◇여전히 강력한 ‘비만 테마’…올릭스·압타머사이언스 급등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옛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올릭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5350원(24.83%) 오른 2만6900원을 기록했다. 압타머사이언스도 장 초반 거래량이 몰리며 전일 대비 565원(23.49%) 오른 2970원에 장을 마쳤다.

올릭스와 압타머사이언스는 이날 비만 테마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여전히 비만주는 제약·바이오시장에서 강력한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릭스의 경우 최근 펩트론의 플랫폼 기술평가 계약 소식에 비만주 주가가 움직이자 덩달아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펩트론은 지난 8일 미국 일라이릴리와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의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같은 소식에 투자자들이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기업들도 눈여겨보기 시작하면서 올릭스의 주가가 오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올릭스는 연내 비만치료제 ‘OLX702A’를 기술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호주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OLX702A는 주 1회 투여해야 하는 기존 비만 치료제 대비 3개월에 1회 투여하는 리보핵산(RNA) 간섭 비만 치료제이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지난달 “OLX702A의 글로벌 빅파마 기술이전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다”면서 “올해 기술수출 계약을 마무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코아스템켐온과 비만약 등 바이오의약품 분석서비스를 확대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다. 압타머사이언스의 CRO 분석센터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펩타이드(GLP-1 유사체 등), 올리고 핵산을 비롯한 다양한 바이오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고난도 분석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비만·대사 영역 치료제인 세마글루타이드 의약품에 대해 5년간 19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는 점이 알려지며 비만치료제 개발사로부터 신규 의뢰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타머사이언스 관계자는 “자사 CRO 분석센터는 여러 가지 바이오의약품 관련 업무를 수행하며 국내 제약사와 대형 바이오기업들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며 “그 중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그 부분에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준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비임상 CRO 부문의 강자인 코아스템켐온과 협력하면서 압타머사이언스의 분석사업부가 사업영역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코아스템켐온 비임상CRO사업부는 지난 2000년 국내 최초로 민간 비임상 CRO 사업에 진출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국제적인 수준의 비임상시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美 FDA 허가 지연에 실망…HLB그룹주 줄하락

HLB(028300)는 지난 10일 FDA가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심사 진행을 클래스2로 분류했다고 알렸다. FDA 신약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시점이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소식에 실망매물이 쏟아졌다. HLB그룹주가 일제히 하락한 것이다.

HLB CI (사진=HLB)
앞서 HLB는 지난 5월 FDA로부터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승인 과정에서 보완요구서한(CRL)을 받고 이를 보완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재심사 서류를 제출했다. FDA는 재심사 서류를 접수하면 클래스1과 클래스2 둘 중 하나로 분류해 재심사를 진행한다. 클래스1은 간단한 수정이나 추가 정보만 필요한 경우로 최종 허가에 2개월이 소요된다. 반면 클래스2로 분류될 경우 승인을 위한 기간은 최대 6개월이 걸릴 수 있다.

이 같은 소식에 HLB(-11.03%)뿐 아니라 HLB제약(047920)(-9.77%), HLB생명과학(067630)(-9.57%), HLB테라퓨틱스(115450)(-8.24%), HLB글로벌(003580)(-6.89%), HLB바이오스텝(278650)(-5.91%), HLB(028300)사이언스(-4.81%), HLB이노베이션(024850)(-4.31%), HLB파나진(046210)(-3.55%)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HLB 관계자는 “클래스1으로 분류될 것으로 기대했다 클래스2를 받자 실망한 투자자들이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부분은 승인과는 상관 없는 부분”이라며 “회사는 신약 승인이 날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전 없는 드라마’ 휴젤 勝…당일 주가 영향 제한적

ITC가 10일(현지시간) 메디톡스가 제기한 보툴리눔 톡신 균주 절취 주장에 대해 ‘사실 없음’으로 결론내렸지만 이날 관련 회사들의 주가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이날 휴젤 주가는 전일 대비 1만3500원(5.58%) 오른데 그친 반면 메디톡스 주가는 장 초반 약세를 보이다 전일 대비 1200원(0.64%) 오른 18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메디톡스(위)와 휴젤(아래)의 CI (사진=양사)
ITC는 지난 6월 10일 예비심결에 대해 재검토한 결과, 관세법 위반이 없다고 결정을 내리고 해당 조사를 종료했다. 휴젤의 위반 사실이 없다는 최종 심결을 내리면서 2022년 3월 메디톡스가 휴젤과 휴젤 아메리카, 크로마파마를 상대로 제기한 ITC 소송이 마무리됐다. 휴젤이 승소하고 메디톡스가 패소한 것이다.

어느 정도 예견된 결론이었기 때문에 시장에 큰 충격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ITC는 지난 6월 예비 심결을 통해 “메디톡스 측이 제기한 ‘균주 절취’ 주장을 지지하지 않으며, 특정 보툴리눔 톡신 제품 및 그 제조 또는 관련 공정을 미국으로 수입할 경우 미국관세법 337조에 위반하는 사항은 없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선 예비 심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업계에선 어느 쪽이 이길지 소문이 다 돌고 있지 않았나”라며 “단기적인 오늘 주가뿐 아니라 지난달부터 주가 추이를 보면 ITC 소송 결과에 대한 기대감은 선반영돼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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