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등까지 불거지며 유가가 급등하는 등 대외 경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귀환을 이끌 열쇠는 반도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업황 바닥을 확인할 경우 ‘팔자’를 지속해왔던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에서는 고금리 부담에 2차전지주에서 눈을 뗀 외국인들이 중국 소비 회복에 따른 수혜주를 주목할 수 있다는 기대도 피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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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도 간밤 미국 뉴욕증시가 상승 마감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뉴욕 증시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의 고위 관계자가 이스라엘과의 휴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상승 반전했다. 또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들이 잇따라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킨 점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아시아 증시는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코스피는 맥을 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일본 니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3% 오른 3만1746.53에 장을 마쳤다. 홍콩H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도 각각 0.91%, 0.41%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점을 코스피 지수 부진 원인으로 손꼽고 있다. 외국인 팔자세가 5개월째 이어지며 시장에서는 ‘더는 팔 것도 없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479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6월 8375억원 내다팔며 팔자 전환한 이후 7월(1조7304억원), 8월(5584억원), 9월(1조652억원) 내내 매도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매도세가 잦아드는 시점에 눈이 쏠린다. 우선은 3분기 실적 발표 후 반도체 업황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는 기대가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가 관심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스팟 가격이 2년만에 상승 사이클을 타고 있다”며 “영업이익 전망 역시 2분기 바닥을 확인하고 3분기부터는 눈높이가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중 미국의 보험성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는데다 이에 따라 달러가 약해지면서 코스피 대형주 중심 외국인들의 수급이 강해질 수 있다”며 “MSCI 선진국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등재된다면 패시브 성격의 외국인의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수급이 몰리는 곳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재선 연구원은 “외국인은 4분기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에 중국 관련 테마 전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반면 높은 금리 레벨 부담에 성장 스타일 및 2차전지에는 낮은 관심을 보이는 중”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