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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나와라 뚝딱]커피값은 커녕 손실…신중해지는 공모주 투자

이지현 기자I 2021.10.31 09:38:28

크래프톤의 업계 1등 흥행실패 시장 충격
공모주 희망밴드 보다 공모가 낮춰도 부진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최근 상장 첫날 최고가가 공모가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공모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크래프톤 이후 벌써 3번째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 리파인에 크래프톤 있다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9일 상장한 국내 최초 부동산·금융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한 ‘프롭테크’(부동산+기술) 기업 리파인(377450)은 이날 최고가로 1만8900원을 기록했습니다.

시초가가 공모가(2만1000원)보다 10% 낮은 1만8900원에 형성됐지만, 장 초반부터 낙폭을 키우면서 1만4200원(공모가 대비 수익률 -32.38%)까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시초가가 이날 최고가가 되면서 리파인의 상장 첫날 최고가 기준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10%를 기록했습니다. 커피 값이라고 벌려고 했다가 오히려 손해를 본 셈입니다.

이 같은 사례는 더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만 보면 게임업계 1등 크래프톤(259960)(-3.61%)과 불닭소스로 유명한 에스앤디(260970)(-10%)도 상장 첫날 최고가 기준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마이너스입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한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일반청약에서 흥행에 참패한 기업이라는 전입니다. 크래프톤은 7.79대 1, 에스앤디는 4.20대 1, 리파인은 5.95대 1을 기록했습니다. 상장 이후에도 여전히 공모가를 밑돌며 손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공모주를 여전히 가지고 있다면 손실률은 크래프톤이 5.72%, 에스앤디가 34.82%입니다.

이들 기업의 부진은 개별 기업의 부진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크래프톤이라는 게임 업계 1위의 부진은 렌터카 업계 1위(롯데렌탈(089860)), 중고차업계 1위(케이카(381970))의 흥행 부진으로 이어졌습니다. 에스앤디는 올 들어 처음으로 공모가가 희망 밴드 최하단에 못 미치는 가격에 결정됐고 이후 프롬바이오(377220), 케이카, 아이패밀리에스씨(114840) 등도 희망 밴드에도 못 미치는 공모가를 확정하기도 했습니다.

◇ 수익률 줄었지만 그래도 공모주

하반기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진 게 무엇보다 가장 큰 요인입니다. 여기에 업계에서 아무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더라도 기업이 제시하는 비전 등이 투자자들을 충분히 납득시키지 못하면서 흥행 부진이 주가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은 신중의 신중을 기하는 모습입니다. 공모주라고 해서 무조건 달려드는 일이 줄고 있는 겁니다.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에 공모주의 수익률도 높지 않습니다. 이데일리가 7월 이후 상장한 34개 공모주(스팩, 리츠 제외)를 분석한 결과 상장 당일 최고가 기준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66.30%로 나타났습니다. 상장 당일 최저가 기준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25.87%였습니다. 공모청약을 해도 2배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경우가 드물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장 당일 공모가 이하로 넘나든 사례는 8개사에 불과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률은 더 낮아져 17개사가 현재 공모가 이하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 공모주 2곳 중 1곳은 마이너스 수익률인 셈입니다.

그럼에도 투자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공모주 시장으로 유동성이 꾸준히 유입될 거로 봤습니다. 저금리 상황 속 이를 대체할만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데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공모주도 잇따라 대기 중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기업공개(IPO) 시장 초대어로 꼽혀온 LG에너지솔루션이 빠르면 올 하반기 출격을 준비 중입니다. 이 외에도 현대엔지니어링, 쓱닷컴 등은 내년 출사표를 던질 예정입니다.

가깝게는 이번 주 공모청약에 들어가는 에스엠(041510) 자회사 디어유와 비트나인, 아이티아이즈 모두 희망밴드 최상단 이상에서 공모가를 확정 짓고 공모주 훈풍을 다시 몰고 올 기세입니다.

IPO 시장 한 전문가는 “남은 11월과 12월에는 공모주가 대거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럴 때일수록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경쟁률과 의무보육 확약물량 등을 꼼꼼히 확인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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