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KFC코리아가 국내에 첫 문을 연 이후 40년 가까이 몸담고 있는 반우종(62·사진) KFC코리아 경영지원본부 EHS(환경·건강·안전)팀 고객상담실장을 지난 18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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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KFC 매장 매니저부터 업무를 시작하며 매일 아침 일찍부터 늦은 밤까지 직접 냉장 상태의 생닭을 염지(밑간)하고 치킨을 튀겼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으면서 3년 뒤 점장 자리에 올라 점포 운영과 매출 및 인력 관리 등 맡은 매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책임졌다. 이후 지역 내 매장 10여곳을 관리하는 지역장과 이들 여러 권역을 이끄는 사업팀장을 역임하며 20년 넘게 매장 영업 현장을 지켰다.
반 실장은 “KFC코리아 사업팀장은 전국 광역 단위 40~50개 매장을 관리하며 지역 내 매장 개·폐점부터 특성에 맞는 LSM(로컬 스토어 마케팅) 등 많은 권한을 가지고 사업을 총괄한다”며 “예컨대 주거 밀집 지역에 위치한 매장에서는 ‘블랙라벨치킨’ 등 고가 제품을 내세우고 학교·학원가 인근 매장에서는 대중적인 ‘징거버거’ 프로모션에 주력하는 전략을 통해 매출 극대화를 꾀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반 실장은 KFC의 자랑거리 ‘챔피언스클럽’에 4차례나 선발되기도 했다. KFC 챔피언스클럽은 1986년부터 매년 1년에 한 번씩 전 매장 평가를 통해 상위 5% 우수 점장들을 싱가포르 아시아본부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시상식 겸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사내 포상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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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매출과 위생 평가 등이 우수한 매장의 비결을 직접 파악하고 매뉴얼로 만들어 전 매장에 전파하는 일에 앞장섰다. 그가 처음 현지화해 정립한 글로벌 매장 운영 점검 기준(ROCC)은 현재까지 KFC코리아에서 적극 활용하는 소비자 중심 내부통제 장치다.
반 실장은 2014년 55세 정년 제한으로 KFC코리아에서 퇴직했다. 이후 관련 법 개정으로 정년이 65세까지 늘자 KFC 측에서 반 실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KFC의 산증인인 그에게 수십 년간 쌓아온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대고객 업무 총괄을 맡기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반 실장은 정년퇴직 후 2년 뒤인 지난 2016년 원래 직장으로 재입사한 흔치 않은 이력도 자랑한다. 다만 그 사이 KFC코리아의 주인이 두산그룹에서 KG그룹으로 바뀌는 변화가 있었지만 ‘친정’으로 돌아온 반 실장은 여전히 독보적인 ‘KFC맨’이다. 그는 현재 고객상담(CS)실장을 지내며 전국 196개 KFC 매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소비자들의 의견들을 경청하고 최전방에서 고객 만족 선봉대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반 실장은 “현장 경험으로 KFC만의 특색 있는 음식을 제공해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고 글로벌 브랜드 매장 운영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훗날 KFC에서 가맹 사업을 한다면 ‘1호 가맹점주’가 돼 후학을 양성하는 ‘사관학교’와 같은 모범 매장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