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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추석에 검거된 가정폭력 피의자는 41~50세(111명)가 가장 많았고, 31~40세(95명)와 51~60세(85명)에서도 다수 발생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행(173건)과 상해(60건)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가정폭력이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아동학대 신고도 늘었다. 2021년 325건에서 이듬해 248건으로 감소한 아동학대 신고는 지난해 432건으로 184건 증가했다.
명절 연휴기간 가정폭력은 경제문제와 가정불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 알바천국이 성인 34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3명 중 1명(35.6%)은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취업·직업 관련 과도한 질문과 잔소리’(47.5%, 복수응답)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고, ‘선물·용돈 등 비용 부담’(29.2%)과 ‘상차림·청소 등 명절 가사노동’(28.8%)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추석 당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5촌 조카의 얼굴에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린 뒤 흉기를 휘두른 70대 남성을 현행범 체포했다. 피해자의 당숙인 이 남성은 토지 문제 때문에 조카와 시비를 벌이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날 경북 김천시에서는 40대 A씨가 존속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돈 문제로 가족들과 갈등을 빚다가 70대 부모와 40대 아내에게 둔기를 휘둘렀다.
명절 연휴 가정폭력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이웃들이 신고를 잘해주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자신이 범죄 피해자임을 뒤늦게 인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힘든 부분이 있으면 본인이 적극적으로 외부로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웃은 주변 개입이 들어가면 마찰이 생길 가능성 커지니 112신고나 경찰서 방문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추석 연휴 가족 간 폭력 폭행은 집안이나 제사 등에 대한 의견차이가 얽혀 있어서 예방이 쉽지 않다”며 “경찰도 명절 때마다 위험이 있는 점을 인식하고 가족 간의 일이라고 소극적으로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