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인허가권을 가진 감독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여러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가로막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전통적인 증권거래소들이 하나둘 ETF와 유사한 상품들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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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독일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독일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ETP 상품인 비트코인 ETC(Exchanged Trade Crypto)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크게 늘고 있다. 연초부터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하자 이달 들어 첫 11일 간 하루 평균 5700만유로(원화 약 760억2700만원)가 거래됐다. 앞선 지난해 12월엔 일평균 거래대금이 1550만유로에 불과했다.
ETC는 ETF와 유사한 ETP로, 거래소 시장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이다. 100% 비트코인에만 투자해 비트코인 시세를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돼 있다. 비트코인을 직접 거래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월렛을 만들어야 하지만, BTC는 이런 과정 없이 주식과 동일하게 손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주식을 거래하는 전통있는 주류 거래소에 상장해 거래되는 만큼 신뢰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연 2%라는 비교적 높은 운용수수료가 붙는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비트코인을 직접 거래하고 출금할 때 붙는 여러 수수료를 감안하면 그다지 비싼 편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ETC의 인기는 최근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투자수요가 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큰손 개인들도 손쉽게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슈테판 크라우스 독일증권거래소 ETF부문 대표는 “ETC는 증권거래소에 상장함으로써 규제 리스크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우면서도 거래상대방에 대한 위험도 낮추는 방식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이러다 보니 최근엔 개인은 물론 기관투자가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독일거래소의 ETC는 최소 거래한도가 3만유로로 설정돼 있어 데이트레이더나 소액의 개인투자자들은 거래하기 수월치 않은 상황이다.
이 ETC 상품 발행사인 ETC그룹의 브래들리 듀크 공동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는 “기관투자가들이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생각하고 투자하기 시작했다”며 “그동안 이 시장이 주로 신기술에 관심이 많은 개인투자자들만의 놀이터였다면 최근에는 (기관투자가들의 참여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그레이스케일이라는 최대 가상자산 전문운용사가 운용하는 ‘비트코인 트러스트’라는 신탁상품이 새해 첫 2주일 간 하루 평균 10억달러에 이르는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이는 작년 연간 일평균 거래대금의 9배를 넘는 규모다. 총 운용자산 규모도 작년 초 20억달러에서 현재 230억달러로 10배 이상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