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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대로 했는데' 깨지는 직장인들…공감 '지지그룹'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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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기자I 2018.05.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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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언어로 풀어야…친구에게 말하거나 일기로 정리해봐야
스트레스 제때 해소하지 않고 쌓아두면 '우울','불안'에 시달려

(제공=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한정선 기자] 3년 차 직장인인 김모(29·여)씨는 본인의 지시를 기억하지 못하고 화를 내는 상사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본인의 지시사항에 맞춰 보고서를 써 갔는데 자신의 지시사항을 잊어버리고 화를 내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시하신 사항대로 수정한 것’이라고 말했다가 더 혼난 적이 있어서 ‘죄송합니다’만 반복하면서 그 상황이 끝나기만을 기다릴 뿐”이라고 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선모(36)씨는 “프로젝트를 검사 받을 때에는 ‘그래. 이렇게 해’라고 해서 그대로 발표했다가 나중에 부장님이 ‘내가 말한 내용 왜 안 넣었냐’고 노발대발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선씨는 “부장님이 그런 말씀 안 하시고 ‘이대로 진행하라’고 하셨다고 말했지만 ‘어디서 말대꾸를 하냐’고 더 화를 내고 폭언을 하는 바람에 그냥 깨진다”고 전했다.

20~30대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지시한 대로 일을 했는데 짜증을 내는 상사한테 ‘시킨 대로 한 것입니다’ 라는 바른말을 할 수 없어서다.

직장인들의 울화통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친구들에게 감정을 털어놓거나 일기나 글로 상황을 정리해보라고 조언했다.

1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년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20~30대는 12만 4302명이었지만 2017년에는 15만 9180명으로 28.05% 증가했다. 또 2013년 불안장애로 진료를 받은 20~30대는 9만 8078명이었다가 2017년 13만 5965명으로 38.6% 늘었다.

조철현 고려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들으면서 공감해 줄 수 있는 친구들인 ‘지지그룹’이 있으면 스트레스에 덜 민감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상사 뒷담화를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거나 자신의 사정에 공감해주는 친구나 동료가 없으면 스트레스에 더 취약한 사람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은진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감정은 언어로 풀어야 한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말로 상황을 풀 수 없다면 글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상황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감정이 격해지면 두뇌에서 감정의 뇌인 편도체가 활성화되는데 감정을 안정시키려면 이성에 관여하는 대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대뇌는 생각과 언어를 지배하기 때문에 언어를 통해 감정을 해소하는 것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출근하는 직장인들(사진=연합뉴스)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은 주로 ‘우울’과 ‘불안’ 증세를 호소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직장상사에게 ‘넌 이래서 문제, 저래서 문제’라는 지적을 계속 듣다 보면 상사가 말한 대로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자기비하’가 진행되고 우울해진다고 말한다. 또 언제 화를 낼지 알 수 없는 상사 밑에서 불안해하다 보면 불안장애를 앓게 되기도 한다.

정신과 전문릐들은 직장 상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1~2년 이상 지속될 경우 정신병으로 진행될 수 있어 바로바로 해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은진 교수는 “감정을 풀기 위해 말이나 글을 적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았던 상황이 정리가 되기도 한다”며 “글로 정리하면서 ‘직장 상사가 나한테만 막무가내인 것은 아니고 대체로 그런 편’이라고 정리하게 되면 자책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 ‘내가 이때 이렇게 대응했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자신의 반응을 뒤돌아보고 대책을 마련할 수도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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