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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킨·체호프· 이광수 흔적 따라…'러시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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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우 기자I 2017.09.06 05:03:00

시베리아 문학기행
이정식│432쪽│서울문화사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춘원 이광수(1892~1950)가 일제강점기에 시베리아를 방랑하며 쓴 소설 ‘유정’(1935)은 톨스토이(1828~1910)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최초로 시베리아와 바이칼호를 배경으로 쓴 만큼 춘원에게 톨스토이는 문학을 시작한 동기이자 롤모델이었다. 친일 변절자로 손가락질 받은 춘원이지만 그렇게 한국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단지 춘원이 아니어도 근대 러시아문학이 세계에 미친 영향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노예제 붕괴를 예언한 푸시킨부터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도스토옙스키, 사실주의 문학가인 톨스토이, 그들로부터 받은 영향을 고스란히 꽃피운 체호프까지. 거장이란 수식어도 모자란 대문호들이 그 시대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 문학도가 아닌 이상 러시아문학을 찾지 않는다. 지금 시대의 독자들은 러시아 날씨만큼 차가운 시대상과 인간적 고뇌를 그린 작품을 이해하거나 공감하기 어려워한다. 책은 이런 독자에게 러시아문학을 ‘가이드’한다. 근대사와 대문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러시아문학의 ‘위대한 탄생’을 살피고 설명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자의 여행기에 러시아문학이 매끄럽게 녹아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베리아를 여러 번 다녀왔다던 저자의 현장감 있는 목소리를 느낄 수 없어 여행지에서 문학사전을 들춘 듯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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