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동아시아 수출시장에서 ABS 소재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4월 말과 비교해도 10%가량 저렴한 수준입니다. ABS는 일반 플라스틱보다 충격과 열에 강한 합성수지인데 완구나 가구, 스포츠·자동차용품이나 전자 기기 등에 쓰이는 소재를 뜻합니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이 공급된 ABS수지의 절반 가량을 소비한다고 하네요.
그런 ABS수지의 가격이 떨어진 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까닭입니다. 신문은 “미국의 관세 추가 부과로 가전이나 잡화의 미국 수출이 한층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퍼지고 있다”며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잡화용 등의 플라스틱 구입이 증가하는 시기가 됐지만 올해는 중국에서 (플라스틱 등을) 조달하려는 움직임이 둔하다”고 짚었습니다.
실제 미·중 양국은 6월 말 일본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휴전에 합의했어도 무역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미국이 협상을 재개하는 대신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유예하긴 했지만, 지난 5월 이후 추가부과한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의 관세는 여전히 철회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지난 9일(현지시간) 화웨이 제재와 관련해 국가 안보에 위험이 없는 분야에 대해 수출 면허를 발급할 것이라고도 발표했지만 여전히 화웨이를 거래 제한 명단엔 남기겠다고 하면서 시장을 헷갈리게 하기도 했죠.
이런 가운데 화웨이가 미국에서 대규모 인력 감원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완전 고용에 가까운 저실업률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었는데 대규모 해고로 한 방 먹이는 셈이죠.
용암처럼 지면 밑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 증권가에서도 근본적 해결 가능성이 낮다며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6월 중국의 희토류 수출은 전월 대비 9% 증가하며 희토류 무기화에 대한 우려는 완화될 수 있다”면서도 “무역분쟁이 완화되는 것처럼 보여도 여전히 근본적 문제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점에서 해결 가능성은 낮다”고 짚었습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이슈가 일단락된다고 할지언정 국내 투자자들은 마냥 안심하고 투자하긴 어려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