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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기자의 현장토크]120만원짜리 캐나다구스, 해외직구하면 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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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화 기자I 2014.01.01 06:00:00

1인당 15만원 넘으면 관세 붙어...해외 직구가 과소비 부를수도 '경계'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정말 별의별 희한한 주문이 다 있어요. 자동차 타이어, 카누, 야구 글러브, 미니밸로 자전거 등도 주문하죠. 배송료가 상당히 비싸지만 그래도 국내서 사는 것 보다는 훨씬 더 싸니까요.”

지난 ‘블랙프라이데이(블프)’ 이후 해외 직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국내선 400만원대인 삼성TV가 미국서 반값에 팔리면서 ‘역수입 바람’이 불어서다. 특히 한국 소비자가 봉이냐는 비판이 일면서 사회적 이슈로까지 확산됐다.

해외 직구, 한계는 없다…득템 물건은 무궁무진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서 고객이 주문한 해외 물품을 국내로 대신 배달해주는 해외 쇼핑구매 대행업체 ‘뉴욕걸즈’ 이민아 대표를 만났다. 뉴욕걸즈의 핵심 서비스는 택배업과 비슷하다.

국내 소비자가 해외 사이트에서 물건을 주문해도 한국으로 직배송을 해주지 않으면 받을 수가 없다. 이에 뉴욕걸즈는 미국 현지에서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대신 받아 집으로 보내주는 일을 한다.

이 대표는 “지난 블프 이후 하루 가입 인원이 4~5배 가까이 늘었다”며 “다짜고짜 전화를 해 삼성 TV를 어떻게 싸게 사냐고 묻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뉴욕걸즈를 비롯한 많은 해외 쇼핑 구매대행 업체들이 더이상 삼성 TV 주문을 받지 않는다. 운송 과정에서 LCD 파손 등의 우려가 있고 국내서 A/S가 되지 않는 등 저렴한 가격만큼 부작용도 많기 때문이다.

그는 “고가의 물건을 주문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며 “15만원 이상은 관세를 물어야 하고, 하자 상품의 반송비도 상당히 비싸다”고 설명했다.

최근들어 해외 직구의 종류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특히 스포츠·자동차 동호회 등 매니아 층의 활용도가 높다. 국내선 최소 200만원에서 400만원 선인 ‘카누’를 미국에선 50달러 정도로 10분의 1가격이면 면 살 수 있다.

배송료는 무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20㎏에 달하는 카누는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가격차가 워낙 많이 나기 때문에 해외 직구가 이득이다. 수입차 자동차 부품도 마찬가지다. 국내 유통 마진이 높다보니 비싼 배송료를 내더라고 해외 직구가 낫다.

해외 직구의 주축은 20~30대 젊은 아기 엄마들이다. 뉴욕걸즈 카페의 핵심 활동층이기도 하다.

“신세대 아기 엄마들이 해외 직구를 가장 많이 하죠. 국내선 4~5만원하는 짐볼을 미국선 5000원이면 살 수 있어요. 아기젖병, 기저귀 등 아주 사소한 것들까지도 해외 직구로 해결해요.”

해외 직구족들이 가장 많이 찾는 품목은 의류, 신발 등 패션 잡화다. 국내에선 100만원선인 명품 브랜드 패딩도 10만원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캐나다 구스도 70만원대에 살 수 있다. 120만원선인 국내보다 50만원 가까이 저렴한 셈이다.

국내에선 120만원대인 캐나다구스의 해외 직구 가격으 78만원이다.
해외 직구, 한번 손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

3년 전 이 대표가 뉴욕걸즈 카페를 시작한 계기도 터무니없이 비싼 국내 명품 가격 때문이다. 미국 대형 백화점의 세일 기간에 명품백을 주문했는데, 국내 가격에 10분의 1에 불과했다. 엄청난 가격차를 몸소 경험한 그는 운영하던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접고, 해외 직구 대행 사업을 구상했다. 당시 쿠팡 등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우후죽순 난립하면서 5년간 운영했더 인터넷 쇼핑몰도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무작정 사업에 뛰어들진 않았다.

“1년 정도는 카페 형태로 운영하며 사업 가능성을 타진해봤어요. 사업이란 항상 리스크에 노출돼 있고 시작한다고 잘 된다는 보장도 없으니까요.”

처음엔 미국에 있는 동생과 둘이 시작했다. 동생과 함께 시작한 이유는 미국 현지의 물류 창고가 필요해서였다. 미국에 살고 있는 동생에게 물건을 받아 창고에 보관하고 한국으로 배송하는 일을 맡긴 것이다. 대학 졸업 후 혼자 한국으로 왔다. 1년쯤 지나자 돈이 될 거라는 확신이 섰고,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지난 2년간 해외 직구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회사규모도 일취월장했다. 직원수도 17명으로 늘었다. 올해 예상 매출은 50억원 정도다. 휴일인 이날도 신입 직원 면접이 있다고 했다. 그는 “해외 직구를 한번 해본 사람은 절대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수가 없다”며 “앞으로도 해외 직구족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원 대신 나서는 슈퍼맨…고객 만족 비결

뉴욕걸즈만의 경쟁력은 ‘슈퍼맨, 도와줘요’와 ‘우편물배달’ 서비스이다. ‘슈퍼맨, 도와줘요’는 주문한 물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고객을 대신해 민원을 제기해주는 것이다.

영어가 서툰 고객들을 위해 미국 현지 직원이 고객의 신상 정보를 받아 마치 고객 본인인 것처럼 말해준다. 이를 통해 해외 직구의 가장 큰 단점을 해결 가능한 것이다.

이 대표는 “고객들이 슈퍼맨 서비스를 상당히 좋아한다”며 “실제로 슈퍼맨이 해결한 민원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또다른 서비스는 해외에서 발송되는 무료 쿠폰을 고객의 집까지 배송해주는 ‘우편물 배달’ 서비스다. 미국 쇼핑몰들은 우량 고객에게 우편물로 상품권 등 쿠폰을 보내준다. 할인권 뿐아니라 수표로 올 때도 있다. 수료로 올 때는 고객이 직접 바꾸려면 수수료가 들기 때문에 환전까지 해서 배송해준다.

그는 “다른 업체들은 일일이 챙길 수 없다는 이유로 아까운 쿠폰을 그냥 버렸다”며 “고객의 돈을 내돈이라고 생각하니 아까워서 버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작한 서비스가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선 이제는 대형 업체들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해외 직구족 발목잡는 대기업의 횡포

그러나 리스크가 없지 않다. 국내 수입업체들이 해외 직구 통로를 차단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미국 의류업체 타미힐피거는 한국 소비자들의 인터넷 쇼핑을 원천봉쇄했다. 국내 수입 주체인 S대기업이 미국 본사에 해외 직구족 차단을 공식 요청하면서다.

이에 다른 대기업도 직구족 차단에 나서기 시작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들은 우회적으로 꼼수를 쓰기도 한다. 국내 IP 주소로 접속하면 곧바도 한국 사이트로 넘어가도록 해 놓은 것이다. 이에 스와로브스키 등 사이트는 국내에서 접속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대표는 “해외 직구 대중화로 국내 백화점이나 유통 대기업이 타격을 입으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수입업체들이 횡포를 부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법상 병행 수입이 허용된다. 여러 주체들이 동시에 물품을 국내로 들여올 수 있다.

그는 쇼핑몰 사업에 비해 재고가 없고 노동 강도가 덜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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