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곧 떨어지던 출산율이 올해는 모처럼 오를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0.72명이던 합계출산율이 올해는 0.74명으로 다소 오를 것이라는 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예측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이미 보고서를 통해 비슷한 전망치를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예상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래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비로소 반등하는 추세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2015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오르는 것이기도 하다.
출산율이 오른다는 것은 적령기 젊은이들이 그동안 결혼·출산을 기피해 오던 사회적 분위기가 그만큼 돌아서고 있다는 신호나 다름없다. 출생아 규모에 있어서는 이미 뚜렷한 전환 흐름을 보여준다. 지난 2분기 반등에 이어 7~8월에도 두 달이나 연속 2만 명을 웃돌고 있다. 혼인 건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밖에 건강보험의 임신·출산 지원사업 예측 등을 통해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엿보인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0.6명대 출산율 진입을 예상하며 가팔라지는 ‘인구 절벽’ 현상을 걱정했던 정부도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출산율이 이처럼 오르는 것은 정부가 지금껏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일 것이다. 관계 당국들이 공들여 왔던 정책들이 지금에야 서서히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고자 한다. 기업들의 공로도 결코 작지 않다. 이제는 거의 정착된 출산휴가 제도만 해도 직장마다 적잖은 경영 애로 사항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신생아를 낳은 직원들에 대해 상당한 보육비를 지원하겠다는 기업도 여럿 등장하고 있다. 인구가 줄어들다가는 언젠가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지구상에서 저절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이러한 불씨를 어떻게 살려 나갈까 하는 것이다. 정부로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저출생대응부를 신설해 범정부적인 출산 대책을 책임지고 이끌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걱정 없이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 및 집값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 회사원들이 육아를 병행할 수 있게끔 지원책 마련도 요구된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