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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권’ 사세요?” 워킹맘 구원해줄 ‘아워스팟’ 가보니

송재민 기자I 2024.09.02 09:20:00

이미영 블루포인트 컴퍼니빌딩그룹이사 겸 아워스팟 대표
워킹맘 위한 맞춤형 방과후 공간 구독 서비스
연내 3호점 개점 계획…수익 모델 증명 과제
초기 기업 발굴 노하우로 도전한 1호 프로젝트
"아이들을 위한 국민 서비스 되고 싶어"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어머니들끼리 커뮤니티 상에서 ‘너 아세권 살아?’라고 물으며 유행어가 만들어졌어요. 따로 광고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워킹맘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돌면서 홍보가 되고 있습니다.”

이미영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컴퍼니빌딩그룹 이사 겸 아워스팟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아세권’은 아워스팟 인근에 자리 잡은 주거지역이나 권역을 가리킨다. 이 대표의 설명을 빌리자면, 아워스팟을 이용하는 워킹맘들이 서비스의 편리함에 만족하면서 만들어 낸 신조어다. 이 대표는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학부모 중에서 가맹점 문의를 하는 분들도 두세 분 있었다”라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서비스였는데 이제야 나왔다고 해주실 때 뿌듯함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미영 블루포인트 컴퍼니빌딩그룹이사 겸 아워스팟 대표가 아워스팟 2호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블루포인트파트너스)
◇ “아이들 위한 스타벅스 모델 꿈꿔”

방과 후 부모의 케어가 필요한 최대 시간은 대략 2시간이다. 이 2시간을 위해 엄마는 10년의 커리어를 포기해야 한다. 아이를 더 잘 키우고 싶은 바람과 의무감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터를 쓰기엔 가격이 너무 비싸고 조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기엔 연로하시거나 육아 방식의 차이가 커 갈등이 두렵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는 데에서부터 아워스팟이 탄생했다.

아워스팟은 아이들의 돌봄공백을 최소화해주는 맞춤형 구독 서비스다. 학원 밀집 지역 오프라인 어린이 전용공간을 통해 방과 후 아이들의 모든 스케줄을 부모님과 함께 케어한다. 한 달에 최소 5만원의 멤버십 구독료를 내면 학원과 학원 사이, 방과 후 일정에 지친 어린이들이 언제든 들러 자유롭게 숙제를 하고 만들기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내어준다. 하교 후 혼자 학원을 찾아가야 하거나, 학원이 끝난 후 다른 학원에 가야 하는 아이들을 위한 픽업·픽드랍 서비스도 운영한다.

서울시 마포구 용강동에 위치한 아워스팟 1호점에서 아이들이 만들기 재료를 고르고 있다. (사진=블루포인트파트너스)
기자가 방문했던 지난달 23일 오후 2시에도 많은 아이들이 아워스팟을 찾아왔다. 스팟라이터(아이 돌봄 선생님)가 반갑게 이름을 부르며 아이들을 맞이했다. 다음 학원 스케줄까지 시간이 비어 아워스팟에 들른 아이는 스스로 간식을 골라 집고서 재료 팬트리에서 가져온 만들기 재료를 이리저리 조합하며 자기만의 시간을 보냈다.

이 대표는 “아이들을 위한 스타벅스 같은 모델을 꿈꾸고 있다”며 “‘카페’ 하면 스타벅스가 생각나는 것처럼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하면 아워스팟이 생각나게끔 국민 서비스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마포서 2호점 개점…연내 3호점 ‘박차’

아워스팟은 지난 2022년 12월 서울 마포구 용강동에 마포 1호점을 내면서 시작을 알렸다. 약 600명의 멤버십 구독자가 생겼고, 2000여 명이 넘는 이용자가 아워스팟을 거쳐 갔다. 워킹맘들의 호응 아래 지난 19일, 1호점과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한서초 2호점을 열었다.

이 대표는 “올해 안에 서울 지역 내 3호점 개점까지 계획하고 있다”며 “교육에 대해 다양하게 열려 있고, 맞벌이 비중이 높은 지역 등을 대상으로 후보군을 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2호점을 개점할 때에도 입지 분석에만 세 달 정도가 걸렸다”고 덧붙였다. 단지 형성 시기에 따라 과밀학급이 많은 초등학교가 바뀌는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지역을 정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18일 개점한 아워스팟 한서초 2호점의 모습. (사진=블루포인트파트너스)
아워스팟은 딥테크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에 주력하는 액셀러레이터(AC) 겸 벤처캐피탈(VC)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1호’ 컴퍼니빌딩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컴퍼니빌딩 프로젝트는 사회적 문제의식에서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그간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수많은 초기 기업을 발굴해온 노하우와 자원을 더해 직접 스타트업을 키워내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아워스팟은 공간을 이용한 비즈니스라 비용이 많이 들고 아이들의 부모님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라는 부담감도 커서 보통 스타트업이 잘 엄두를 내지 못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두각을 보이던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식이 아닌 컴퍼니빌딩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 “돈 벌 수 있는 모델 증명하는 과제 남아”

이 대표는 “자본이나 인력이 좀 더 풍부한 상태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이 클 것이란 가설을 세웠다”며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전체적인 시장을 잘 볼 수 있는 시각과 액셀러레이팅을 하면서 쌓아온 경험, 투자 네트워크 등을 한번 테스트해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워스팟의 다음 과제는 ‘수익성’이다.

이 대표는 “중요한 건 아워스팟이 돈을 벌 수 있는 모델이란 걸 증명해야 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현재는 사업 안정화를 위해 본사에서 점포로 파견하고 있는 인력으로 인한 인건비 때문에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일 뿐 공간 운영 자체로는 흑자를 내고 있다”며 “점포를 늘려가면서 인력을 조정하면 충분히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정된 아워스팟 3호점 개점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나면 외부 투자도 유치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이 대표는 “컴퍼니빌딩 프로젝트 자체가 공수가 많이 들어가고, 투자금도 상당히 필요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확실한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 때를 기다리고 있다”며 “저출산·고령화·지방 소멸 등 인구 문제를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기회로 보고 미래 사업을 위주로 어젠다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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