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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를 기억합니다…1주기 추모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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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I 2017.10.10 06:00:00

13일 여의도 순복음교회 대성전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피아니스트 윤철희
절친 첼리스트 고봉인 등 세 사람 무대 서
어머니 이춘영 씨 "효자 아들, 고마워"
고봉인 "친구·동료음악가로서 존경해"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故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의 1주기 추모 음악회가 13일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열린다(사진=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BONSOOK KOO).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혁주는 아들이기 전에 마음을 훔치는 연주가였어요.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던 혁주의 연주가 멈추질 않길 바랍니다.”(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어머니 이춘영 씨)

지난해 10월 12일 촉망받던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가 서른 한 살의 젊은 나이에 심근경색으로 돌연 세상을 떠났다. 예상치 못한 천재의 요절에 한국 클래식계는 비탄에 빠졌다. 그리고 꼭 1년 뒤. 그의 1주기를 추모하는 콘서트가 13일 열린다. 이날 저녁 8시 50분에 고인이 생전에 다니던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권혁주를 기억합니다’라는 타이틀로 추모 음악회를 연다.

오랜 음악적 동료였던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53·서울대 교수)과 피아니스트 윤철희(49·국민대 교수), 첼리스트 고봉인(32)이 함께 무대에 올라 고인을 추억한다. 이들은 ‘차이콥스키 피아노 3중주’와 권혁주가 작곡한 곡 소품 중의 하나인 ‘jesus Chist’를 들려줄 예정이다. ‘jesus Chist’는 그가 9살부터 11살까지 작곡한 12권의 작곡노트에 썼던 수십개 곡 중 한 곡이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트리오는 고인과 첼리스트 고봉인이 마지막으로 같이 연주했던 작품이다.

첼리스트 고봉인은 “차이콥스키 피아노 3중주는 2015년 5월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 10주기 추모 음악회 때 연주했던 곡으로 혁주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함께 한 작품이 됐다”며 “‘한 위대한 예술가를 기억하며’라는 부제를 단 이 곡을 그의 추모 음악회에서도 연주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 실내악을 연주하면 항상 혁주랑 함께 하곤 했는데 친구로서, 동료음악가로서 정말 존경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고봉인은 권혁주를 1997년 차이콥스키국제청소년콩쿠르 때 처음 만났다. 당시 11살이던 권혁주와 고봉인은 각각 바이올린 부문 2위와 첼로부문 우승을 거머쥐며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 두 사람은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함께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어린 음악인을 선발·지원하는 금호영재콘서트의 첫 연주자로 출발해 인연을 쌓았다.

고봉인은 음악가 권혁주에 대해 “정말 솔직하고 따뜻한 음악가였다”고 추억했다. 그는 “인간 권혁주도 마찬가지였다”며 “정말 훌륭한 음악가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이 음악에 그대로 드러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혁주가 그랬다.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했다. 너무 일찍 가서 안타깝다”고 했다.

이번 추모 콘서트는 권혁주의 어머니 이춘영(59) 씨가 직접 준비했다. 동료 음악가들이 먼저 나서 뜻을 모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는 지난 4월 ‘2017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을 수상했다. 자녀를 훌륭한 예술가로 키운 어머니에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수여하는 상이다.

이씨는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혁주가 같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먼저 떠난 혁주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면서도 “한편으론 혁주가 기뻐하겠지. 하늘에서 이렇게 위로해 주는구나 싶었다”고 웃었다. 이어 엄마를 살뜰하게 챙기는 외동아들이었다고 했다. 이씨는 “남편의 사업 실패 뒤 단둘이 사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각종 상금과 장학금을 받으며 음악가의 길을 이어간 대견한 아들이었다”며 “잦은 해외 연주일정에도 혼자 있는 엄마가 외로울까봐 매번 함께 한 효자였다”고 했다.

권혁주는 한국 음악영재 1세대로 통한다. 3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9살 때 러시아 유학을 떠나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을 졸업했다. 19살이던 2004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파가니니 콩쿠르와 칼 닐센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클래식계의 촉망을 받았다. 아이큐가 184일 정도로 머리가 좋아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도 불렸다. 독주자 및 협연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편 실내악에 큰 애정을 쏟았다. 2012년 안양대 최연소 교수로 강단에 서기도 했다.

이씨는 추모 음원을 비롯해 권혁주가 어린 시절 작곡했던 수십곡의 발표 등을 추진 중이다. 이씨는 “혁주의 음악 인생을 남기고 싶다. 이것이 내게 주어진 과제”라고 했다. 이어 “아홉 살 혁주가 작곡한 클래식 곡 오선지는 지우개로 지운 흔적 하나 없다. 오로지 영감을 받아 즉석에서 작곡한 곡들”이라면서 “2013년 도전했던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24곡 전곡 연주 등 그의 음원을 정리하고 작곡한 악보를 프로듀싱 중이다. 아들의 바이올린 선율을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어머니 이춘영 씨는 길을 걸어갈 때 아들이 가장 보고 싶다고 했다. 이 씨는 “혁주한테 너무 고맙다. 내 기쁨이었고 행복이자 감사였다”며 “혁주가 남긴 곡 등을 정리하는 작업을 과연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매번 질문하지만 내게 주어진 과제인 만큼 아들의 연주가 멈추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사진=방인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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