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서머스 "유로존, 일본式 장기불황"…獨재무 "우린 달라"

이정훈 기자I 2014.10.10 07:28:40

서머스 前미재무-쇼이블레 現독일재무, 한바탕 격론
IMF "독일 등 유로존 인프라 투자 늘려라" 재차 권고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 회생 방안과 전망을 놓고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과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서머스 전 장관은 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CNBC와 국제통화기금(IMF)이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 “유로존 경제 조치들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현재 유로존의 경기 침체를 과거 1990년대 일본의 장기 불황에 빗대며 “유로존이 투자를 더 늘리고 현재 정책을 뒤집지 않는다면 과거 일본처럼 앞으로 상당 기간 디플레이션과 암울한 경제 실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일본도 1990년대에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무려 15년간을 디플레이션에 시달렸다”며 “현재의 정책기조를 끊고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지 못한다면 유로존도 일본과 같은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 대해서도 “최근 IMF가 권고한대로 국채 발행 부담을 낮추면서 생기는 자금 여력을 인프라 스트럭쳐(사회기반시설) 투자 확대에 투입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앞서 지난달 IMF는 독일과 유로존 국가들이 인프라 투자 지출을 확대해 성장률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IMF는 선진국이 GDP대비 공공지출을 1%포인트만 높여도 GDP는 한 해 0.4%포인트, 향후 4년간 1.5%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에 대해 토론에 참석한 쇼이블레 장관은 유로존과 일본 상황을 비교한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보였다. 그는 “유로존은 특별한 사례”라고 전제하며 “유로존은 미국이나 일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유로존의 특수성을 알아야 한다”며 “국내총생산(GDP)에서 사회복지 목적의 재정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에 비해 2배나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패널로 나온 데이빗 립턴 IMF 수석부총재는 “유로존처럼 성장이 극히 부진한 국가들에서는 인프라 투자 확대가 특별히 더 중요하다”며 특히 독일같은 국가들이 인프라 투자를 늘린다면 그 수혜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