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폭동' 극우단체, 트럼프 위해 재결집…사태 반복되나

김윤지 기자I 2024.11.04 06:55:05

WSJ, SNS 자체 분석 결과
“거짓 주장 확산시키며 다시 모여”
해리스 저격하며 과격 발언 일삼아
1·6 의사당 폭동 반복되나 우려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지난 2021년 1월 6일 미 국회의사당 폭동을 주도했던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즈’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다시 집결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2021년 미 국회의사당 공격으로 가장 무거운 형량을 선고 받은 프라우드 보이즈의 전 리더 엔리케 타리오가 미국 국기를 들고 있다.(사진=AFP)
WSJ이 텔레그램·트루스 소셜 계정 등을 자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프라우드 보이즈 각 지부들은 현재 트럼프 캠프가 제기하는 부정 선거 주장을 확산시키면서 잠재적인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WSJ는 “이 같은 움직임은 지도자와 많은 회원들이 감옥에 갔음에도 프라우드 보이즈가 재결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프라우드 보이즈 회원들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불만을 품고 2021년 국회의사당 난입 폭동을 일으켰다. 당시 폭동에 연루됐던 회원 50명 정도가 기소됐고 엔리케 태리오 당시 대표는 폭동 공모 등 혐의가 인정돼 작년에 22년형을 선고받았다.

WSJ에 따르면 최근 프라우드 보이즈 텍사스 지부는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민주당이 수백만 장의 가짜 투표용지를 통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 자리에 앉히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를 주장했다. 오하이오 지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트럼프가 (대선에서)승리하면 반대편 지지자들이 폭동을 일으킬 것”이라며 “그에 따라 준비하라”고 경고했다.

이들 회원들은 최근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 벌어진 시위에 동참하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 9월 공화당은 해당 지역 아이티 이민자들이 지역민들의 애완 동물을 잡아먹는다는 가짜 주장을 내놨다.

미국 비영리단체 ‘증오와 극단주의에 반대하는 글로벌 프로젝트(GPAHE)’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10월 한 달 동안 텔레그램에서 여러 단체의 ‘부정 선거와 관련된 폭력적인 발언’이 317% 급증했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이들 단체들이 ‘부정 선거’를 언급하면서 “불가피한 내전”, “불법 투표자 사살” 등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미 의사당 경찰 정보부 출신인 줄리 파르남은 “프라우드 보이즈가 지부로 분산돼 활동해 추적하기 더욱 어려웠다”면서 “이들은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1·6 국회의사당 폭동 가담자들을 사면해줄 것이란 기대로 트럼프을 지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 국회의사당 폭동 참여자들을 사면하는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미 정부는 폭동 재발을 막기 위해 2025년 1월 6일 워싱턴DC에서 실시되는 선거인단 투표 집계 및 인증 절차 행사를 대통령 취임식 수준의 국가 특별안보 행사로 지정했다. 국가 특별안보 행사의 경호와 보안은 비밀경호국이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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