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무효 판결 불만…머스크, 스페이스X 텍사스로 이전

김상윤 기자I 2024.02.16 05:48:18

“가능한 델라웨어서 법인 옮겨라”
560억달러 보상패키지 무표 판결에 불만
상장사인 테슬라, 주주투표 거쳐야 이전 가능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법인 소재지를 델라웨어주에서 텍사스주로 이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머스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스페이스X가 법인 설립 주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옮겼다”며 “당신의 회사가 아직 델라웨어에 설립돼 있다면, 나는 가능한 한 빨리 다른 주로 옮길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 법인 등기를 이전한 것은 지난달 말 델라웨어주 법원의 판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국 델라웨어 형평법 법원은 지난달 30일 머스크의 560억달러(약 74조원)에 달하는 보상 패키지를 무효화하면서 이사회의 보상계획이 공정하지 못했다고 판결했다. 이사회가 머스크가 요구한 성과 벤치마크에 대한 적절한 공개가 없었고, 이사회가 이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이해 상충이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보상 패키지에 따르면 머스크는 테슬라에서 월급과 보너스를 받지 않는 대신 회사 매출과 시가총액 등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12차례에 걸쳐 최대 1억1000만주 규모의 스톡옵션을 부여받는다. 최종 판결 결과 560억달러 보상 패키지가 제외될 경우 머스크의 자산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판결 직후 머스크는 X에 “절대 델라웨어에 회사를 설립하지 말라”는 글을 올려 불만을 드러냈으며, 주주 투표를 통해 테슬라의 법인 소재지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옮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테슬라는 상장기업인 만큼 주주투표 등 절차를 거쳐야 법인이전이 가능해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의 등기를 우선 이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법인 소재지도 델라웨어주에서 네바다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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