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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내무부 장차관 헬기사고로 숨져…14명 사망·25명 부상

이재은 기자I 2023.01.19 07:00:03

내무부 관료 등 탑승자 9명 사망
지상서 화재로 어린이 등 추가 사상
유치원과 부딪친 뒤 주거건물 근처 추락
"모든 가능성 염두"…러 공격 징후 파악 안 돼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을 태우고 전방으로 향하던 헬리콥터가 키이우 외곽에 추락해 장관과 차관을 비롯해 14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브로바리에서 헬기 추락 사고가 발생해 14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사진=로이터)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 비상 서비스와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키이우 동북쪽 외곽의 브로바리 지역에 국가 비상 서비스 소속 헬기가 추락해 14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키 장관과 예브헤니 에닌 내무부 1차관을 비롯해 내무부 관료 5명, 경찰 관료 1명, 승무원 3명 등 9명이 숨졌고, 추락 후 유치원과 주거 건물에 불이 나며 어린이 1명을 비롯한 5명이 사망했다. 또 어린이 11명 등 25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들 중 여럿이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사망자는 어린이 4명을 포함한 18명, 부상자는 30명으로 집계됐으나 당국은 추후 이를 정정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모나스티르스키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사망한 최고위 관료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브로바리에서 헬리콥터가 민간 건물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로이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들 일행이 전방으로 향하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헬기의 목적지가 동북부 하르키우 지역이었다고 전했다. 사고 기종은 프랑스제 유로콥터 EC225 ‘슈퍼 퓨마’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고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끔찍한 비극이 일어났다. 고통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하고, 정보국(SBU)에 사고 경위를 수사하도록 지시했다.

SBU는 기체 이상, 안전수칙 위반, 사보타주(비밀 파괴공작)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안드리 코스틴 검찰총장은 “이번 사고에 대해 현재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유리 이흐나트 공군 대변인은 “사고 이유를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사고 조사에 수 주가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사고 이후 SNS에서는 헬리콥터가 유치원 주변에 추락하고 건물이 불에 타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당시 현장은 어둡고 안개가 낀 상태로 사고 헬기는 9층 높이의 유치원 건물과 부딪친 뒤 주거용 건물 근처에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목격자는 헬기가 건물과 비슷한 높이에서 돌진해 왔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사고에 대한 러시아의 반응은 없었고 우크라이나 역시 사고 시간대 러시아의 공격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고 발생 시간대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징후도 파악되지 않았다.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브로바리에서 헬기 추락 사고가 발생해 14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사진=로이터)
이번 사고 이후 각국 정상들의 애도 메시지가 이어졌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번 사고는 전쟁으로 우크라이나가 치르는 막대한 대가를 보여준다”며 “우리의 마음은 희생자 유족과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한다”고 애도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불필요한 전쟁을 계속하는 한 우크라이나에서의 죽음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우리는 비극적인 사고로 슬픔에 잠긴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며 “모나스티르스키 장관은 EU의 훌륭한 친구였다. 희생자 유족, 젤렌스키 대통령, 슈미할 총리, 우크라이나 국민에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젤렌스키 대통령 정부에 조의를 전한다며 “사고 원인에 관해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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