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시리즈①]‘셀·모듈·팩’에서 ‘소재’까지 파헤치기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박민 기자]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배터리(이차전지) 산업’이 급부상했다. 국내에서는 LG, 삼성, SK 등 3사(社)가 배터리 산업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중견·중소기업은 배터리 소재와 장비 산업에 진출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친환경·저탄소 기류 확산에 전기차 수요도 계속 늘면서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배터리는 크게 1차 전지와 2차 전지로 나뉜다. 1차 전지는 우리가 흔히 아는 건전지로 한번 쓰고 버리는 전지다. 반면 2차 전지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들어가 있는 전지처럼 재충전해서 쓸 수 있는 전지를 말한다. 전기 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역시 바로 2차 전지에 해당한다.

2차전지는 충전물질로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 리튬이온, 리튬폴리머, 니켈카드전지, 니켈수소전지 등으로 나뉜다. 이중 다른 충전물질에 비해 부피와 무게가 적은 데다 고용량이 가능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2차전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에 리튬산화물(LiMOx)을 음극에 탄소계(흑연)를 쓰고, 전해질로는 유기물질이, 분리막엔 합성수지가 들어간다. 전기는 리튬이온이 분리막을 통과해 양극과 음극을 오갈 때 만들어진다. 전해질은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갈 수 있도록 돕는 매개체이며, 분리막은 양·음극이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막아주는 일종의 ‘벽’ 역할을 한다. 양극과 음극이 분리되지 않은 채 전류가 흐르면 과전류로 열이 발생해 폭발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양극·음극재가 배터리의 기본 성능을 결정하는 요소라면, 전해액과 분리막은 배터리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을 배터리의 4대 핵심 소재로 부른다. 특히 이중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배터리의 용량과 성능을 결정하는 양극재다. 배터리 생산 원가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가장 크다. 어떤 화학적 성분으로 양극재를 조합하느냐에 따라 저장되는 에너지의 밀도에 큰 차이를 보인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요소.(사진=삼성SDI)

현재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는 양극재로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을 주요 원재료로 한 NCM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망간 대신 알루미늄(Al)을 원재료로 한 NCA 배터리도 있다. 이를 ‘삼원계 배터리’라고 부른다. 반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기업과 겨루고 있는 중국 CATL, BYD 등 배터리 회사는 양극재로 리튬과 인산철을 배합해쓰는 이른바 LFP(리튬·철·인산)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 소재(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로 이뤄진 기본 단위를 셀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가장 작은 형태의 배터리라 보면 된다. 이러한 셀 여러개를 직렬 또는 병렬로 연결한 게 모듈이다. 같은 방식으로 여러개의 모듈을 연결한 게 배터리 팩이다. 전기차에는 최종 배터리 형태인 팩이 들어가게 된다. 즉,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셀(Cell)→모듈(Module)→팩(Pack)’ 단위를 거쳐 왼성된다.

삼성SDI 전기차용 배터리 셀, 모듈, 팩 이미지.(사진=삼성SDI)

배터리 ‘모듈’은 배터리 ‘셀’이 열과 진동 등 외부 충격에서 좀 더 보호될 수 있도록 단단한 프레임으로 구성돼 있다. 팩에는 배터리 온도·전압 등을 관리해주는 배터리 관리시스템(BMS)과 냉각장치 등도 탑재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셀이나 모듈을 생산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고, 완성차 업체는 최종 배터리 형태인 팩을 조립하게 된다. 특히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는 차량 사양에 따라 배터리 형태(각형·원형·파우치형)와 셀·모듈의 개수 등을 협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