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정부가 올해 ‘전세형 공공임대’로 3만8000가구 공급 계획을 세웠으나 4월 말 기준 확정된 물량은 2300가구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어디에 언제쯤 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
전세형 공공임대란 민간사업자가 지은 주택을 정부가 매입해 무주택자들에게 시세의 80~90% 이하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난이 심화하자 작년 11월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통해 부랴부랴 내놓은 대책이다. 내년까지 2년 동안만 한시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인데, 준비만하다 시간이 다 지나갈 판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전세형 공공임대 사업과 관련해 ‘차질없이 추진 중’이란 표현을 제목에 담아 보도자료를 냈다. 그렇지만 막상 브리핑에선 “전체 물량을 봤을 때 ‘당초 계획 대비 현재 시점에서 충분히 하고 있느냐’를 묻는다면 충분하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다른 말을 했다.
공급 속도가 더딘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공급량도 작년에 밝힌 계획량보다 크게 줄었다. 국토부는 작년 11월 처음 발표 당시 전세형 공공임대로 내년까지 11만4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 8만 가구로 총량을 확 줄였다. 당초 올해 7만5100가구, 내년 3만9000가구의 전세형 공공임대를 공급하겠다던 국토부는 지난 6일 올해 3만8000가구, 내년 4만2000가구로 계획물량을 축소·변경했다. 공급 규모와 시기가 왜 바뀌었는지, 제대로 된 설명조차 없다.
더구나 당장 올해 내놓을 전세형 공공임대가 어느 지역에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 없다. 국토부는 전세형 공공임대의 한 유형인 공공전세 정보 제공을 위해 홈페이지를 개설했지만, 여기서도 이렇다할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정부는 또 전세형 공공임대의 한 유형인 신축매입임대 활성화를 위해 민간사업자에게 부동산 취득세 감면 인센티브도 줄 계획이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알맹이 없는 전세형 공공임대의 현주소다. 부동산정책에 대한 신뢰가 더 추락하기 전에, 무주택 서민들과의 전세공급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