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수입업체들은 “디저트의 품질을 유지하려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제품을 냉동해서 들여오면 비용이 저렴하지만, 현지에서 직접 만든 생크림 등 원료를 비행기로 들여오다 보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싼 가격에도 제품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있다보니 디저트 브랜드들의 콧대는 더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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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롤 케이크’ 열풍을 몰고 온 ‘몽슈슈 도지마롤’은 국내 가격이 일본 현지 대비 68% 높다. 일본에서는 1300엔(1만1600원) 수준에 판매되고 있는데 국내에서 가격은 1만9500원이다. 얼마 전까지 1만8000원이었던 가격을 1만9500원으로 올리며 소비자 원성이 커지기도 했다.
줄을 서서 제품을 구매하고, 오후가 되면 품절 사태가 빚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자,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가격을 올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최근 유치한 오사카 유명 치즈 타르트 브랜드 ‘파블로’ 역시 가격이 비싸다는 평가다. 일본에서는 약 800엔(7000원)인 제품이 백화점에서 1만1000원에 팔리고 있다.
이들 유명 디저트들은 대부분 국내 백화점들이 직접 나서 매장을 유치하고 있다. 제품의 가격은 디저트 업체가 직접 정한다. 디저트가 고급화되며 ‘비싸도 팔린다’는 인식이 커지자 디저트 업체들이 앞다퉈 고가 정책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작은 사치’를 누리기 위해 디저트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요즘 소비자 마음을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백화점들이 유명 디저트 브랜드 유치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업체들의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있다. 너도나도 해외 유명 브랜드 유치에 나서다 보니 국내 백화점의 협상력이 약해져 업체들이 현지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을 책정해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국내 유통 가격은 전적으로 브랜드가 결정한다”며 “디저트 브랜드 유치에 나설 때 백화점은 가격에 대해서는 전혀 개입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고급 디저트에서 만족을 얻으려는 심리가 계속되는 이상 해외 디저트들의 고가 정책도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이들 브랜드는 국내에 매장을 많이 두지 않아 희소성도 크다. 값비싼 가격이라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 이유다.
이 때문에 한편에서는 고가 정책에 반발하는 소비자를 잡기 위해 합리적인 가격의 ‘미투상품(유사상품)’ 내놓은 식품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 SPC 등이 편의점용 롤 케이크나 마카롱 등을 선보인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업체들도 국내 소비자들의 ‘작은 사치’에 집중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가격을 다소 높게 책정하는 경우가 꽤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