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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관세전쟁은 국난, 한덕수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 만나야

논설 위원I 2025.04.09 05:00:00
트럼프발 관세전쟁에 대처하는 각국의 각자도생이 시작됐다. 중국은 보복으로 맞섰고, 유럽연합(EU)은 협상·보복 전술을 병행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일본의 대응이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현 사태를 ‘국난’으로 규정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차 회담을 추진 중이다. 일본 야당도 국익 수호에 한 목소리를 냈다. 우리도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미국으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이 34% (보복)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50%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면서 “미국과 회담을 요구한 다른 나라들과의 협상은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중국 외 국가에 대한 분리대응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부터 상호관세가 발효된다. 한국산 제품엔 25% 관세가 부과된다. 늑장 부리다 정상급 대미 협상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24%의 관세를 부담하는 일본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7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해 면제 조치를 요구했다. 그는 이날 참의원에 출석해 “국난이라고 말할 만한 사태”라면서 “빨리 방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2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상호관세를 발표한 직후인 지난 4일엔 여야 당 대표 회담을 열어 야당에 초당적 협조를 당부했다. 야당도 미·일 정상회담에서 관세 난제를 풀 것을 주문했다.

일본에 비하면 한국의 대응은 안이하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8일 미국에 파견했을 뿐이다. 통상전쟁은 우리에게도 ‘국난’이다. 한 대행이 권한대행이라는 한계 때문에 지레 정상회담을 포기해선 안 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하순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가 미국에 제시할 카드에 달려있음을 보여준다. 통상교섭본부장과 주미대사를 역임한 한 대행이 미국으로 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국익에 기초한 초당적 협조가 대미 협상 성공의 전제조건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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