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기술창업기업은 2020년 기준 291개사로 추정된다. 이는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7년 이내 창업기업의 대표자 이름으로 추정한 수치로 사실상 외국인 창업기업의 숫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추정치만 계산해도 외국인 사업체(5만 3000개)의 0.9% 수준으로 유럽이나 싱가포르 등의 비중(5~20%)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주요 국가와 차이를 나타내는 가장 큰 이유는 비자 발급요건이다.
한국에서는 기술창업(D-8-4) 비자를 받으려면 창업이민종합지원시스템(오아시스) 교육과정을 이수해 448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지식재산권(IP) 보유 또는 출원, 1억원 이상의 투자유치 등 요구 수준도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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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도 창업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주로 심사한다.
영국은 창업 동기, 사업모델, 창업가의 경력과 전공 등을 검토해 ‘티어1’ 비자를 발급하며 최장 5년 동안 체류 가능하다. 덴마크도 ‘스타트업 덴마크’ 제도를 통해 사업 계획을 기반으로 심사 후 창업 비자를 발급한다. 최장 2년 거주할 수 있고 3년씩 연장도 가능하다. 네덜란드 ‘스타트업 비자’ 제도 역시 제품·서비스의 혁신성을 위주로 심사한다.
인구 130만명의 소국인 에스토니아는 2014년 전자영주권 도입으로 해외 스타트업을 끌어들이고 있다. 에스토니아를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 심사를 통과하면 전자영주권이 발급된다. 실제 거주할 수 있는 물리적인 비자는 아니지만 유럽 내 사업자 등록, 은행 계좌 개설 등이 가능하다.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10만명이 전자영주권을 발급받고 사업체 2만 5000개를 설립했다. 에스토니아의 스타트업 생태계 지수는 전 세계 12위권으로 한국(20위)보다 높다.
독일 출신 도미닉 다닝거 프로보티브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전하려면 다양성과 포용성, 진정한 세계화가 필수적”이라며 개방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