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전 비서관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새 책을 보내드리려 남진 선생님과 통화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어제오늘 뉴스로 접한 상황이 나로선 짐작 가는 바가 있었지만, 여러 가지 마음 복잡하실 듯해 꺼내지 않으려 했는데 잔뜩 화가 나셔서 여러 말씀을 하셨다”며 “이미 몇몇 언론 보도와 같은 맥락이었다. 선생님과 김연경 씨 둘 다 애초에 김모 의원의 참석을 몰랐고, 자리가 파하기 전 예정에 없이 꽃다발을 본인이 들고 와서 인사만 하겠다며 식사 자리로 들이닥쳐 2~3분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요청하기에 찍어준 것 뿐이라고”라면서 가수 남진의 말을 전했다.
이어 “아마도 함께 식사했던 8명 중에 누군가 연락을 몰래 했었을 것이란 추측”이라고 덧붙였다.
또 “남진 선생님은 ‘나도 기가 막히지만 연경이가 많이 당황했을 텐데 사람 좋은 친구가 걱정이다’라며 김연경 선수가 본인 의지도 아닌 것으로 괜한 구설에 시달리는 것을 한참 걱정하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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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어처구니 없는 하루 반나절의 일들을 보며 다시 이런 생각이 든다. 도대체 왜, 어떤 정치, 어떤 정치인은 항상 누군가를 망가트리는 것인가? 이 정도가 우리의 수준에 맞는 정치이고 정치인인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김기현 의원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김연경, 남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어제는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편안한 저녁을 보냈다”며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저를 응원하겠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고 꽃다발까지 준비해준 김연경 선수와 남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후 김연경과 남진은 ‘정치적 중립을 어겼다’는 비방 댓글에 시달렸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에서 “식사 자리에 초대를 받아서 갔다. 갈 때 김연경 선수하고 남진 가수가 오실 거라고 얘기 듣고 갔다”며 “(두 사람과) 인사 나누고 저를 응원한다며 사진도 찍어주시고 꽃도 준비해놨다가 선물로 주시더라. 그래서 굉장히 고마웠다”고 설명했다.
김연경과 인연에 대해 “원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다”는 김 의원은 사진 공개 뒤 김연경을 향해 악성 댓글이 쏟아지고 있는 데 대해 “그렇지 않다고 (관련) 기사를 보고 마음이 좀 미안했는데, 본인(김연경 선수) 입장에선 사실 좀 억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누구든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데, 마치 정치인인 것처럼 돼서 상대 진영으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문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굉장히 아픈 말을 하신 것을 기억하고 있다. ‘악플을 양념 정도라고 생각하라’고 했던 말씀이다. 과연 적절한 것인가. 결국 그런 문화가 우리 사회에 팽배한다면 표현의 자유와 정치 참여의 자유가 확보되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비정상 사회에서 벗어나 정상 사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이 2017년 대선 당시 상대 당을 향한 지지층의 ‘문자 폭탄’을 놓고 “경쟁을 더 흥미롭게 해주는 양념”에 비유했던 일을 거론한 것이다.
김 의원은 해당 사진은 김연경 선수의 양해를 받고 공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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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거세지자 남진은 몇몇 언론 인터뷰에서 “지인 7~8명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난 자리에 김 의원이 갑자기 나타나 2~3분가량 만나 인사말을 나눴고 사진을 찍었을 뿐”이라며 “김 의원이 들고 있는 꽃도 그쪽에서 가지고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기현 의원은 아예 모르는 사람이고 그가 올린 사진 때문에 고향 사람들로부터 항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난 정치적 색이 없는데 이런 일에 휘말려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김연경 측도 남진과 같은 입장을 보이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전날 오후 국회 헌정회 행사 뒤 기자들에게 “지인의 초청을 받아서 그 자리에 갔고, 남진·김연경 두 분이 있었고, 꽃다발을 줘서 받고,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었던 게 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남진이 자신을 모른다고 한 것에 대해선 “그 자리에서 만났으니 모르는 건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당권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은 이번 논란에 대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사실 일어난 것”이라며 “만약에 총선 기간에 이런 일이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그 선거는 완전히 망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당권주자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아무리 지지율이 급하다지만 이런 식의 구태의연한 홍보는 오히려 당의 위신까지 떨어뜨리고 향후 총선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며 “과연 총선 승리를 위한 당 대표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고 적었다.
이에 김 의원 캠프 김예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후보는 두 국민 스타와의 만남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사진과 글 게시에 대해 그 자리를 주선한 지인을 통해 동의를 얻었다”라며 “안 후보의 네거티브 전략을 볼 때 여전히 민주당의 피가 남아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