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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리 국민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우유니 소금사막’(Salar de Uyuni)도 해발 4000m 고지다. 볼리비아 최고의 관광지이지만 국외와 연결된 직항이 없어 한국에서 출발하면 중간에 두 개 이상의 경유지, 예로서 인천-로스앤젤레스(LA)-리마(페루)-라파스를 거쳐 우유니 사막에 닿아야 하는데 경유지를 포함해 40여 시간의 여정을 견뎌야 비로써 우유니에 ‘입성’한다. 이러한 여정에도 불구하고 연간 1만 5000여 명의 한국 관광객이 볼리비아를 찾는데 이는 아시아에서 1·2위를 다투는 수치다. 현재 양국이 검토 중인 ‘상호비자면제’ 협정이 체결된다면 우리 국민이 볼리비아를 방문하기가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우리 관광객 대부분은 페루(마추픽추), 브라질(이구아수 폭포), 우유니 사막 등 중남미 명소를 패키지로 여행한다. 만약 인천-리마(페루) 직항노선 개설 논의가 현실화하면 우리 국민의 남미 여행은 좀 더 수월해질 것이다.
볼리비아는 리튬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는데 리튬 대부분이 우유니 소금사막 하층에 집중돼 있다. 인접국인 칠레, 아르헨티나와 함께 세계적인 ‘리튬 트라이앵글’로 분류하지만 개발자본 부족, 환경보호단체 반대 등 여러 사정으로 개발이 본격화하고 있지 않아 한편에서는 ‘리튬보다는 소금’ 즉, 우유니 소금사막에서 광물 개발보다는 관광 인프라 육성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어쨌든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계속 눈여겨봐야 하는 대목이다.
‘고지’하니 현재 진행 중인 월드컵 예선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남미지역에서 6개 국가가 2026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데 볼리비아는 현재 7위라 아직 본선 진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홈 앤드 어웨이(home and away) 방식으로 진행되는 그간 경기에서 볼리비아가 승점을 확보한 상당수 경기가 이곳 홈, 즉 ‘고지’에서의 승리였다. 이전 콜롬비아 팀도 이곳에서 패배의 쓴맛을 봤으며 우루과이 팀도 경기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무승부로 마쳤다. 중간 중간 상대 선수들이 산소통 신세를 지는 것도 카메라에 잡힌다.
볼리비아는 중남미 국가 중 콜롬비아, 페루, 파라과이와 함께 우리의 공적개발원조(ODA) 중점협력국이다. 또 2025년은 볼리비아 독립 200주년이자 한국과 볼리비아가 수교한 지 60년째를 기리는 매우 뜻깊은 해다. 양국 간 미래협력포럼, 태권도 시범, 전통문화공연, K팝(Pop) 예선 등 수교기념 행사가 연이어 개최되며 양국 간 고위급 인사교류도 이뤄질 전망이다.
올해는 볼리비아가 대선(8월17일 1차 선거)을 거쳐 11월 8일 신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아무쪼록 올해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국과 볼리비아 현·신정부 간 우호협력 관계가 더욱 다져지기를 기대해 본다. 개인적으로는 ‘리튬보다 소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