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마지막 기회의 땅 알래스카[공관에서 온 편지]

김인경 기자I 2025.01.31 05:00:00

알래스카, 1867년대 제정 러시아서 美 영토로 편입
'쓸모없는 동토'였지만 원유 발견으로 '보물단지' 각광
알래스카, 한국 프루도베이 천연가스 참가 원해
우리 기업 투자, 美 신행정부와 협력 증대로 이어질 것

[박중석 주앵커리지출장소장] 1867년 3월 3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대표인 윌리엄 수어드 국무장관과 제정 러시아 대표인 에두아드 스토에클 주미 러시아대사가 러시아령 알래스카를 미국에 720만달러(현재가치 약 1억 2900만달러)를 받고 양도한다는 알래스카 조약을 체결했다. 이 조약에 따라 같은 해 10월18일 제정 러시아의 알래스카 수도였던 시트카에서 역사적인 알래스카 양도식이 거행됐다. 이로써 남한 면적의 17배에 달하는 광대한 알래스카는 미국 영토가 됐다.

박중석 주앵커리지출장소장(사진=외교부 제공)
애초에 미국 내 여론은 쓸모없는 동토가 대부분인 알래스카 매입에 호의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매입 후 30년도 지나지 않은 1896년 알래스카에서 대규모 금광이 발견되면서 알래스카의 가치는 치솟았다. 1925년 제작된 찰리 채플린의 영화 ‘황금광 시대’(The Gold Rush)는 당시 알래스카 금광을 찾아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을 희극적으로 묘사한 명작이다.

결정적으로 알래스카 매입 100주년을 자축이라도 하듯 1967년 12월 알래스카 최북단 북극해 연안인 프루도베이에서 다량의 천연가스가 추출됐다. 연이어 이곳에서 이듬해 3월에 96억 배럴에 달하는 북미 최대의 원유 매장이 발견돼 알래스카는 미국의 보물단지가 됐다. 하지만 프루도베이 원유 개발은 쉽지 않았다. 수송이 문제였다. 원유매장지가 북극해변이라 결빙으로 유조선 접근이 불가능해 10년이 지난 1977년에야 알래스카 남단 부동항인 발데즈까지 장장 800마일(1287㎞)의 알래스카 종단 송유관 건설 후 이곳에서 유조선으로 미국 본토에 실어나를 수 있게 되면서 본격적인 원유 생산이 이뤄졌다.

프루도베이 외에도 알래스카 북극해 지역(North Slope)에는 상당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미 연방정부는 에너지 자원 보존, 환경보호를 명분으로 추가 탐사 및 개발을 억제해 왔다. 알래스카 주정부는 프루도베이 원유가 점차 고갈돼 수입원이 줄어들고 알래스카 경제가 침체하자 이들 지역에 대한 에너지 자원 개발 허가를 연방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알래스카 에너지 개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혀 알래스카 에너지 개발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한편 프루도베이 천연가스는 기존 원유 수송 송유관이 아닌 별도의 가스관과 액화 시설이 필요한데 이의 부재로 현재까지도 생산 및 활용을 못하고 있다. 알래스카 주정부는 10년 전부터 이를 개발하기 위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및 수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맹국인 한국, 일본 등의 기업이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400억달러라는 막대한 비용, 실제 생산, 운반까지 장기간이 예상돼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관계로 답보상태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향후 LNG 수입 시 낮은 단가의 조건으로 과감한 투자를 한다면 중동에서 수입하는 LNG에 비해 운송거리가 훨씬 짧아 물류비용도 크게 절약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더 경제성이 있다고 하겠다. 또한 우리 기업의 알래스카 에너지 개발 투자 및 수입은 미 신 행정부와의 새로운 협력 분야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최고의 관광자원도 갖춘 알래스카에는 석유, 천연가스 외에도 석탄, 은, 철, 아연 등의 다양한 광물, 목재, 해산물 등 풍부한 자원이 아직도 개발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의 마지막 프런티어 알래스카’에 우리 기업이 많은 관심을 두고 현재와 미래를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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