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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7월10일 이우종 LG전자 사장이 신설된 VC사업본부의 사장으로 임명된 직후 인천에 LG전자 인천캠퍼스를 준공한 자리에서 한 말이다.
그의 말은 4년이 지난 현재 가시적인 성과로 돌아왔다. 이우종 사장은 이후 미국 완성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EV’ 개발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되는 데 기여했고, 볼트EV 하나만으로 LG전자는 ‘매출 잭팟’을 터뜨리게 됐다.
◇볼트 매출비중 LG전자 전체 15%
6일 유진투자증권이 최근 발간한 ‘전기차 대해부’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가 GM 볼트EV에 공급하는 평균 매출이 올해부터 앞으로 5년간 총 3조원(연평균 6000억원)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매출 산출은 배터리 셀 가격은 ㎾h당 145달러, 배터리 팩 가격은 ㎾h당 55달러로 가정하고, 2020년까지 배터리 셀 가격이 ㎾h당 1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가정해 도출한 것이다. 배터리를 포함한 LG전자 공급 부품은 볼트EV 원가의 약 60% 수준이다. 볼트EV의 예상 판매량은 올해 2만5000대로 전망되며, 미국 전체 지역 판매 시작과 유럽 및 기타 국가 판매 확대로 2020년에는 4만대 이상의 판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잡히지 않았던 볼트EV향 매출이 올해부터 잡히기 시작하면 LG전자의 VC사업부 전체 매출도 급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예상 판매대수 추이대로라면 VC사업부 매출은 2015년 1조8000억원, 2016년 2조8000억원에서 2017년 3조9000억원, 2020년경 6~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경우 볼트EV가 차지하는 LG전자의 매출 비중은 15%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VC사업부 혁신 총력..입지 넓힌다
LG전자가 전기차 시장에서 이처럼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B2B사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면서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을 직접 챙기기 시작한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대우자동차 기술 개발자로 출발해 줄곧 한 길을 걸어온 자동차부품 개발 전문가인 이우종 사장이 LG전자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의 현재 모습을 일궈내면서 그림을 완성했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7월 VC사업부를 신설해 기존의 스마트폰과 TV, 가전제품과 같은 IT세트 제조가 아닌 자동차 부품제조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시작했다. 이우종 사장은 이때 VC사업본부의 첫 수장을 맡게 됐고, 현재까지 LG전자의 자동차 전장부품사업 등 신사업을 이끌어오고 있다. 이 사장은 대우자동차(현 한국GM)에서 자동차 기술 개발자로 일하다 대우차가 GM에 매각될 때 LG그룹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에도 LGCNS와 LGCNS의 자회사 V-ENS 등을 거치며 줄곧 자동차부품 개발에 매진한 ‘자동차통(通)’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연말 인사를 하면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VC사업부 혁신에 공을 들인 흔적이 눈에 띈다.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VC사업본부 인력 6명을 승진시켰다. 이우종 사장을 유임하는 동시에 GM 볼트EV 부품의 성공적인 개발 및 공급에 기여한 양웅필 상무가 전무로, VC북미사업센터 장원욱 상무와 조영삼 부장이 각각 전무와 상무로 선임했다. VC사업본부 내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부와 ADAS(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사업부를 통합해 스마트사업부를 새로 만들었다. 또 친환경 전기차 부품을 담당하는 사업부를 그린사업부로 통합했다.
이러한 투자에 힘입어 VC사업본부는 미국 GM을 비롯해 독일 폭스바겐, 일본 도요타, 인도 타타자동차, 중국 둥펑자동차, 지리자동차, 이치자동차 등에 전장부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자동차 전장부품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전장사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요인은 LG화학,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그룹 계열사와의 수직계열화라고 볼 수 있다”며 “전장부품 제조 외에도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서 ‘전기차 토탈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Tier1(1차 공급자)로 완성차업체 입장에서도 매력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