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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하원 ‘45일 임시예산안’ 통과…‘셧다운’ 피했다(종합)

김성수 기자I 2023.10.01 10:35:56

‘45일 임시예산안’ 하원 이어 시한만료 3시간 앞두고 상원 통과
내달 중순까지 시간벌어…상원, 찬성 88표, 반대 9표로 가결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김성수 기자] 미국 하원과 상원 모두 연방정부 업무 중단(셧다운)이 임박한 상황에서 30일(현지시간) 45일간의 임시 예산안을 처리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공화당 강경파의 요구를 철회한 후 초당적 법안을 상정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셧다운’ 사태는 미국 여야가 타협을 모색할 내달 중순까지 시간을 확보했다.

매카시 하원의장이 제안한 임시예산안은 이날 하원 본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대폭적 지지에 힘입어 찬성 335표·반대 91표로 가결됐다. 민주당 지지자는 209명으로 공화당 지지자 126명보다 훨씬 많았다. 이어 상원에서도 임시예산안은 찬성 88표, 반대 9표로 가결됐다. 오후 9시를 조금 넘기고 셧다운 약 3시간을 앞둔 상황에서 의회의 문턱을 간신히 넘었다. 임시예산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한다.

매카시 하원의장이 제안한 45일간 임시 예산안 득표수(그래픽=뉴욕타임스)
◇매카시안, 공화당보다 민주당 지지 더 많아

하원이 가결한 ‘매카시 안’은 공화당의 반대가 많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제외하는 대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한 재난 지원 예산 160억 달러(약 22조원) 증액은 전면 수용했다.

앞서 29일 매카시 의장은 연방정부 기관들의 예산액을 대폭 삭감하는 내용의 임시예산안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이 반대로 부결되면서 셧다운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이번에 통과된 임시예산안은 정부 총 예산은 동결하는 방식이라 민주당의 지지를 받았다. 임시예산안은 이날 밤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을 통과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미국의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는 45일간 미뤄지게 된다. 최소한 11월 중순까지는 정부에 예산이 계속 흘러가 우려했던 행정마비는 없을 전망이다.

백악관 한 관료는 뉴욕타임스에 “금요일 부결된 안에는 심각한 예산 삭감이 있었지만, 이날 임시예산안에는 재난 지원 예산과 항공 여행을 보다 원활하게 유지하 수 있는 자금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할 것을 시사한 셈이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30일(현지시간) 45일간 정부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킨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FP)
◇강경파 반대 뚫은 매카시 “몰아낸다면 해봐라”

매카시 하원의장은 정치력을 통해 ‘셧다운’ 사태를 피했지만, 공화당 내 강경파들의 불만을 해소시키는 게 관건일 전망이다. 그는 하원의장이 될 당시에도 강경파들의 거듭된 반대를 뚫고 겨우 당선된 바 있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은 이날 임시예산안 통과로 매카시 의장의 하원 수장 자리가 위험에 빠질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예산 대폭 삭감을 요구하며 매카시 의장이 추진해온 예산안에 거듭 반대를 표해온 공화당 내 20여명의 초강경파가 ‘민주당과 손잡았다’는 이유로 매카시에 대한 불신임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매카시 의원은 강경파 공화당 의원들이 자신을 불신임할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누군가가 내가 이곳에서 어른스럽게 행한다는 이유로 나를 몰아내려 한다면 그렇게 한번 해 봐라”며 “그러나 나는 이 나라가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가 예산안 본안 처리까지 45일의 시간을 더 벌었지만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이 첨예해 협상 과정에서의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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