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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기업 망치는 정치, 甲甲합니다

송길호 기자I 2023.06.27 06:15:00
[박용후 관점 디자이너]지인이 물었다. “안 무서워?” 요즘 필자가 정치관련 글을 쓰면서 듣는 말이다. 글에서 언급한 일부 정치인들의 보복이 안 두렵냐는 뜻이었다. 많은 생각이 머릿 속을 스쳤다. 우리는 언제부터 정치인들과 다른 생각을 언급하면 그들을 두려워해야 했나? 올바른 말이라도 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안 되는 걸까?

문재인 정부시절, 자문하던 한 프랜차이즈 회사가 당시 여당 국회의원에게 찍혀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그 의원은 잘못된 정보를 갖고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그 기업을 악덕기업으로 매도했고 그 의원의 보좌관은 당 회사 일부 품목의 가격까지 얼마로 정하라고 도를 넘는 압력을 넣었다. 명백히 국회법 위반 사안이었다.

그 기업은 결국 성장세가 멈추고 어려움에 빠졌다. 이의를 제기했던 한두곳을 제외한 대다수 점주들은 해당 의원의 주장이 잘못됐다며 의원실을 항의방문하고, 피켓 시위까지 벌였지만 그 의원은 막무가내였다. 그 기업의 대표는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이때 분명히 깨달았다. 잘못된 정치인 몇 명이 제대로 성장하는 건강한 기업도 한순간에 망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산업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현재 그 의원은 전 국민이 알 정도의 큰 사건에 연루돼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그 이후에도 정치가 기업을 망치는 사례를 계속 목도했다. ‘타다금지법’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6월 1일 타다 서비스가 무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정작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의원은 오히려 당당하다. 부끄러움을 모른다. 그 의원의 블로그에 “국민의 삶이 최우선”이라고 적혀 있는데 그가 말하는 국민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인가.

국민들의 삶을 살피라고 권한을 위임받은 자들이 그 권한을 위임해 준 국민 위에 군림하고 한술 더 떠 미래를 망치는 일을 하고도 이렇게 당당할 수 있을까.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정치와 권력 앞에 기업인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안타까운 것은 이런 일들이 지금도 진행중이라는 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모바일 앱을 이용한 호출방식을 선보이며 현재 국내 택시 호출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런 기술에 반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싱가포르 교통부 관계자는 이 회사를 방문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배차시간 단축 시스템, 택시 서비스 다변화(가맹·대형·고급)로 이용자 편의성을 높인 점에 큰 관심을 보였다. 택시기사 서비스를 관리하는 가맹택시 시스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우버의 침투를 막아낸 디지털 리더십 등을 인정받아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알고리즘이 경쟁을 제한한다는 사례를 소개하며 자신들의 치적 알리기에만 급급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우버와의 경쟁구도에서 벌어진 사건도 여전히 조사 중이다.

대가를 지불한 주체와 아무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주체를 똑같이 대하라는 요구 자체가 시장논리에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무조건 고객의 콜을 수락한 기사와 골라받기를 한 기사의 콜수락률을 비교해 콜몰아주기를 했다는 논리도 억지스럽다. 공정위 일부 위원은 “공짜 서비스를 빌미로 사람을 모아놓고 장사하려는 게 잘못됐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다닌다. 플랫폼의 기본 성장구조조차 모르면서 어떻게 공정을 논하는지 고개가 가웃거려질 뿐이다.

이런 식이면 제2의 타다사태는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누가 새로운 도전을 하겠는가? 국회의원들이 법으로 스타트업의 꿈을 짓밟고, 공정위가 전혀 공정하지 않은 잣대로 기업을 압박한다면 그 누가 창업할 용기를 낼까. 고객의 일상을 편하게 바꾸고 이를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사람들을 정부가 앞장서서 가로막는 일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제발 멈춰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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