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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는 지난해 1월 정부가 발표한 ‘규제샌드박스 발전 방안’에 따라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를 출범했습니다. 규제샌드박스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을 때 규제를 임시로 면제·유예해주는 제도를 말합니다. 경제단체인 대한상의가 규제샌드박스 제도 신청 창구 역할을 하면서 기업들의 숨통을 터주고 있는 것이죠. 이는 세계 첫 사례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관리법에 막혀 OTA기술 적용을 하지 못했던 국내 완성차업체와 수입차업체들은 대한상의를 통해 OTA 관련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대한상의를 통해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르노삼성자동차·테슬라·볼보자동차코리아·볼보트럭코리아·BMW코리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포르쉐코리아 등이 OTA기술 적용에 대한 임시허가를 받았습니다. 이로써 이들은 2년간 별도 절차 없이 차량에 OTA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가장 빠르게 OTA서비스를 내놓은 곳은 볼보트럭코리아입니다. 볼보트럭 고객들은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고도 최신 전자 제어 장치 소프트웨어를 원격으로 내려받아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적용 대상 차량은 2016년 6월 이후 출시한 볼보 FH·FM·FMX 덤프·카고·트랙터 중 OTA 기능을 내장한 모델과 2021년 5월 출시한 FH16·FH·FM·FMX 신모델 등입니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에서는 현대차가 가장 빠르게 OTA서비스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전기자동차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전용 전기자동차인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올해 3분기에는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JW’(GV60)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GV60에는 대한상의를 통해 승인을 받은 OTA기술이 처음 적용될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집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그간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에 한해서만 OTA기술을 적용해왔습니다. 하지만 규제샌드박스 허가를 받은 만큼 제대로 된 OTA서비스를 2년간 실증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를 바탕으로 점차 OTA서비스 도입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테슬라도 국내에서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받으면서 OTA 기반 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전망입니다. 테슬라는 이미 해외에서 OTA 기능을 통해 무선으로 차량 성능을 개선하고 시스템 오류를 잡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지정한 장소 외에 정비가 불법이기 때문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대한상의를 통해 신청한 규제샌드박스가 허가되면서 임시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외에도 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 포르쉐코리아 등 역시 국내에서 OTA 기반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해 자사 모델에 탑재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규제샌드박스는 임시 허가 개념이라 근본적으로 법률이 개선되지 않는 한 다시 규제를 받게 될 수 있습니다. OTA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얘기죠.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OTA기술은 내연기관에서 전동화시대로 접어든 자동차산업에 있어 필수적인 기술”이라며 “국내 업체들도 이 부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