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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훈민정음 해례본은 우리나라의 찬란한 문화를 보여주고 한글의 유래를 정확하게 밝히는 소중한 유물이다.”
국보 제7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이 최초로 복간됐다. 1446년에 발간한 해례본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 창제 사실을 알린 뒤 정인지 등의 학자와 함께 한글창제 목적과 글자의 원리, 사용법 등을 설명한 한문해설서다. 그간 대중에게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해례본을 실제 소장자인 간송미술문화재단과 교보문고가 현 상태 그대로를 재현해냈다. 올해 광복 70주년과 내년 훈민정음 반포 570주년을 기념해서다.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교보문고에서 열린 ‘훈민정음 해례본 출간기념 간담회’에서 전인건 간송미술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 정신이 온전히 집결한 한글의 뿌리가 된 훈민정음을 국민이 직접 접할 수 있도록 출간을 결심했다”며 “많은 이들이 더 가까이서 우리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930년대 일제는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우리 말과 글의 사용을 금지했다. 훈민정음과 관련한 문헌은 모두 불태우거나 훼손해 역사 자체를 부정했다. 그러던 중 1940년 ‘훈민정음 해례본’의 내용을 밝히는 기사가 신문에 연재되기 시작했다. 5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행방을 알 길이 없던 해례본의 존재가 밝혀진 것은 ‘문화유산 수호자’라 불린 간송 전형필 선생 덕분이다. 그는 수소문 끝에 당시 기와집 수십채에 해당하는 돈을 주고 해례본을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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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무국장은 “간송 선생이 일생 동안 온 힘을 다해 해례본을 지킨 것은 우리 민족에게 이처럼 훌륭한 문화와 역사가 있다는 자긍심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소지만으로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일본에 맞서 문화재를 지키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복간본은 연구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문화수준을 경험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영문 해설서 등을 통해 세계인도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간 모사본(베껴 쓴 것)과 영인본(복사본)으로만 유통하던 해례본을 최초로 원본과 똑같이 간행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최대한 현존하는 모습에 가깝게 재현하는 현상복제 방식을 채택했고 한지까지 그대로 복원했다. KBS 다큐멘터리 ‘한국의 유산’에서 해례본을 해설한 바 있는 훈민정음학 학자 김슬옹 워싱턴 글로벌 유니버시티 교수가 한글해설서를 집필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 교수는 “그간 35종의 각종 번역문이 나왔지만 이번 해설서는 문자와 책, 번역을 총체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며 “학자마다 이견이 많았던 사성점과 권점을 정확하게 표시한 점도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훈민정음 해례본’과 한글 해설서의 세트가격은 25만원. 초판은 3000부를 제작했고 앞으로 일반인이 좀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가격을 낮춘 특별판도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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