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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관련업계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메프의 협력사과 납품업체 대상 미정산 금액만 1조 27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해당 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역과 역삼역 일대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이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곳은 인력을 감축하고 사무실 규모를 축소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곳은 아예 사무실을 폐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티몬의 주요 패션 협력사였던 A사는 정산 지연으로 인한 자금난으로 강남역 인근의 300평 규모 사무실을 반납하고, 직원의 30%를 감축했다. 현재는 논현동의 50평 규모 오피스로 이전해 운영 중이다.
위메프와 독점 계약을 맺고 있던 뷰티 브랜드 B사는 정산 지연으로 매출이 급감해 청담동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사무실을 모두 정리하고,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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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C물류센터는 티메프의 물량 감소로 인해 물류센터 가동률이 50% 이하로 하락하며 데이터센터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역삼역 일대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역삼과 논현 인근 상가 임차인들이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상가주인들은 임대료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일부 건물주들은 임차인 유치를 위해 임대료 인하나 다양한 편의시설 등 인센티브 제공을 고려하고 실제로 제안하기도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티메프 사태 이후 강남, 논현에 집중됐던 이커머스 협력사와 납품업체들이 보다 임대료가 저렴한 지역으로 분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대형 오피스나 물류 센터의 일부 공간이 데이터센터와 같은 용도 전환을 통해 새로운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류강민 알스퀘어 애널리틱스(R.A) 센터장은 “물류센터는 가동률이 급격히 줄어들며 손실을 감당하느니 그동안 제약이 많아 쉽지 않았던 도심 내 데이터센터로 용도 변경을 고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단기 임대나, 공유 오피스 형태의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으며, 강남권 등 주요 권역에 몰렸던 오피스 수요가 저렴한 지역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