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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탑 주가의 광란은 미국의 개인투자자들의 봉기(?) 때문이다. 게임스탑은 오프라인 게임업체다 보니 코로나19 피해주로 꼽히며 주가가 많이 하락했던 종목이다. 그러나 경기 반등 기대감에 단숨에 2배나 오르면서 공매도 투자자의 표적이 됐다. 시트론(Citron) 등 공매도 투자자들은 “지금 주가는 설명되지 않는다”며 공매도에 나섰고, 개인들은 SNS ‘레딧’에 모여 작당해 게임스탑의 주가를 올리기 시작한다. 숏스퀴즈에 몰린 기관들과 이를 부추기는 개인투자자들의 대결이 벌어지는 가운데 게임스탑의 주가는 하늘로 치솟았다.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감정은 한국 개인투자자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한국의 투자자들이 기관과 외인의 매도세에 분노하며 ‘동학개미운동’을 일으켰던 것처럼, 미국 투자자 역시 공매도 하는 기관에 혼쭐을 내주자는 심정으로 이번 사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점은 동학개미운동이 주가를 상승시키며 윈윈하는 방향으로 진행된 반면, 로빈후더들의 봉기는 자기파괴적이었다는 사실이다. 공매도로 손실을 본 헤지펀드의 경우 애초 레버리지를 일으켜 공매도에 나섰었는데, 로빈후더의 매수세로 주가가 상승하자 추가 담보를 요구받으면서 반대매매에 몰렸다. 이런 헤지펀드들이 손실을 메우기 위해 갖고있던 다른 종목들을 팔아치우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27일(현지시간) S&P500 지수는 2.57% 떨어진 채로 마감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문제는 이 로빈후더에게 물리적 압력(?)을 가하면서 커졌다. 28일(현지시간) 미국의 로빈후드는 게임스탑 등 최근 숏스퀴즈를 노리고 급등하고 있는 종목들의 신규매수를 원천 차단했다. 새 매수세가 들어오지 않자 게임스탑은 무려 44%대 하락하며 장을 마친다. 마치 친정이 로빈후더들을 버린 모양새다. 이에 로빈후더들은 로빈후드 어플을 삭제하고 다른 증권사 계좌를 트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 그러면서 ‘헤지펀드가 시장을 들썩이는 건 가능하고 로빈후더는 안 되냐’며 분통을 터뜨리고도 있다. 미국판 ‘기울어진 운동장’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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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탑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는 애초 헤지펀드에 대한 반발심으로 시작한 측면이 크다. 그런데 시스템이 로빈후더를 억누르는 모양새가 되자 헤지펀드와 금융시스템에 대한 로빈후더들의 반발은 더 극심해지는 상황이다. 이미 미국 하원은 게임스탑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열겠다고 밝힌 상황. 게임스탑 사태가 어떻게 종결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