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강소기업을 가다]⑤'스마트팩토리의 미래를 꿈꾼다' 임병훈 텔스타홈멜 대표

박경훈 기자I 2017.02.27 05:00:00

텔스타홈멜, 무역사→설비 제조사→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기업으로
'04년 독일 예놉틱(홈멜) 그룹과 손잡고 '텔스타'서 '텔스타홈멜'로
"국내 스마트팩토리 산업, IoT를 장착한 자동화 수준"
"궁극적으로 소비자 수요부터 생산·납품 시작해야"

임병훈 대표는 “독일 기업 문화는 합리적”이라며 “우리와 달리 젊은 사람들이 판단하고 늙은 사람들이 실행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사진=박경훈 기자)
[평택=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흔히들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공장 자동화가 곧 스마트팩토리라 생각하죠. 정작 라인과 소비자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은 빠져 있습니다.”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텔스타홈멜 본사에 내걸린 비전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 및 운영 전문회사’로 일반 기업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구호다. 임병훈(59) 대표는 “저희 회사의 비전은 2012년까지 ‘정밀측정기 조립기 최초 국산화 실현’이었다”며 “이후 ‘빅데이터 IoT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지금의 비전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1987년 설립된 텔스타는 2004년 세계적 광전자 공학전문기업 독일 예놉틱(Jenoptik) 그룹의 홈멜사와 손을 잡으며 지금의 텔스타홈멜이 됐다. 주요 제작 설비로는 엔진·변속기·엑셀 등 조립라인과 이와 관련된 정밀 측정 설비 등이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팩토리 설비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거래처는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 오스트리아의 마그나사, 중국 창한스즈키 등이다.

텔스타홈멜의 지난해 매출액은 515억원 규모. 그중 스마트팩토리 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약 100억원)다. 임 대표의 스마트팩토리 지론은 생산과 시장의 연결이다. 즉 과거 위로부터 제조·납품지시가 내려졌다면 미래에는 거꾸로 소비자로부터 공급이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계 무역업으로 사회생활 시작, A/S 업무 발판삼아 창업

임 대표의 사회생활 시작은 일명 ‘오파상’이라 불리는 무역업체에서다. 그는 일본에서 기계를 수입하고 국내 완성차 업체에 판매하는 업무를 주로 했다. 그는 “일본 업체가 가장 애를 먹었던 게 사후관리(A/S)였다”며 “A/S를 병행하다 보니 기업에 경비를 청구하려면 사업자등록증이 필요했고 창업을 택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그렇게 1987년 텔스타무역을 창업한다. 텔스타는 1962년 AT&T사가 쏘아 올린 미국 최초의 실용 통신위성 이름이다. 그는 “당시 □□기계, ○○정밀, 지역명 등 뻔한 상호가 즐비했다”며 “남들과 똑같기 싫었다”고 말했다.

임병훈 대표가 스마트팩토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고객이 업무과정에서 겪고 있는 ‘고통’을 해결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박경훈 기자)
사업에 서툴었던 그는 월세방을 전전하는 등 인고의 시간을 지냈다. 1990년 초 임 대표는 측정기계 개발에 나선다. 그 결실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시기에 피었다. 그는 “당시 환율이 폭등해 1억원짜리 일본산 기계가 1억5000만원으로 뛰었다”며 “부품 제조사들이 우리 제품을 가져다가 썼다”고 돌이켰다.

2003년 독일 예놉틱 그룹이 전 세계 각국에 진출한다. 예놉틱 그룹의 홈멜사는 일본 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의 텔스타와 손을 잡는다. 한국의 작은 중소기업이던 텔스타는 홈멜과 인적교류를 하며 유연하고 수평적인 글로벌 조직문화를 탑재하게 된다.

◇단어조차 생소하던 2000년대 초, 스마트팩토리 시대 내다봐

임 대표가 당시 단어조차 생소하던 스마트팩토리를 내다본 건 2000년대 초 해외전시회를 다니면서다. 그는 2003년 ‘제조라인에 대한 IoT 빅데이터’ 관련 기술 특허를 취득한다. 관련기술은 이후 10여 년간 잠들어 있었다. 5년 전부터 스마트팩토리가 화두로 떠오르며 텔스타홈멜도 새 장을 맞게 된다.

그는 현재 국내 스마트팩토리의 문제점으로 우선 파편화된 구조를 들었다. 임 대표는 “정작 IoT를 연결해도 많은 기계는 자기 목적만 달성하면 끝”이라며 “각 기계별로 연결된 유의미한 데이터를 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많은 스마트팩토리는 설비 업체 따로 IT(정보기술)업체 따로인 식이 많다”며 “저희 회사는 이를 한 번에 연구·개발해 더 효율적으로 공정을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가 강조한 소비자로부터 시작되는 궁극적인 스마트팩토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는 “자동차 관련 스마트팩토리 설비는 현재 국내 1위”라며 “소비자와 제조라인이 연결되는 세상을 이루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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