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사설]너도나도 AI공약, 전력난 해소 방안엔 왜 말 없나

논설 위원I 2025.04.18 05:00:00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면서 인공지능(AI) 공약이 넘쳐난다.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는 이재명 경선 후보가 첫 공약으로 ‘AI산업 100조원 투자’를 내놓은 데 이어 김경수 김동연 후보도 가세했다. 국민의힘에서도 한동훈 경선 후보가 ‘AI인프라 구축 200조원 투자’ 공약을 내건 데 이어 김문수 홍준표 후보 등도 경쟁적으로 AI공약을 내놓고 있다. 강 건너 불 보듯 하다가 뒤늦게 허둥대는 것을 보면 선거철은 선거철이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발전 의지를 다지겠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관건은 재원 마련이다. 100조, 200조원을 예사로 내지르지만, 투자 재원 조성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주인 없다고 기껏 은행 손목 비틀거나 이미 전력 다해 투자에 나선 관련 기업을 압박하는 정도라면 곤란하다. 손쉽다고 가뜩이나 재무구조가 취약한 각종 연기금을 제 주머니처럼 동원하는 구태도 벗어날 때가 됐다.

재원 문제보다 실무적으로 큰 과제는 전력 문제다. AI나 데이터 산업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수다. 기존의 중후장대 산업도 소요 에너지가 경쟁력을 좌우하지만, 미래형 첨단 신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데이터와 컴퓨팅, 반도체를 기반으로 하는 AI 산업 역시 발전 궤도에 오를수록 경제적인 에너지 조달이 관건이 될 것이다. 안정적이고 질 좋은 전력 공급이 우수한 인재확보만큼이나 AI 산업 발전에 필수라는 얘기다. 하지만 한국전력이 추진해온 31개 주요전력망 사업 가운데 첫 삽도 뜨지 못한 게 15개나 된다. 탈원전으로 발전 부문에서 5년을 거꾸로 간 판에 변전소 건설 등 송배전 사업에서 극심한 님비 현상에 시달리며 사업이 표류하거나 마무리가 계속 늦어지는 곳이 수두룩하다.

지난 2월 정부가 수립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8년 전력소비량은 145.6 기가와트로 현재보다 1.5배로 늘어난다. 값싸고 품질 좋은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 여부가 고에너지 소비 산업의 발전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AI 산업 키운다고 기존의 철강 자동차 공장으로 전력 공급을 제한할 수도 없다면, 발전부터 소비처의 송배전까지 전력 인프라를 제대로 갖춰나가야 한다. 대선 주자들은 이에 대한 실천 방안도 함께 내놔야 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Not Authoriz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