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일 평균 코스닥 거래대금은 6조8161억원을 기록하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10조5573억원)보다 35.4%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23일 코스닥의 거래대금은 5조2274억원에 머물며 지난 1월 9일(5조1330억원) 이후 9개월 반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코스닥은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가 적은 대신, 개인투자자의 비중(9월 기준 81.0%)이 큰 편이다. 코스닥의 거래대금이 쪼그라들었다는 것은 개인의 투자가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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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유입을 대기하는 예탁금도 크게 줄었다. 지난 23일 기준 예탁금은 48조2288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9월 21일, 50조8590억원)보다 2조원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미수금과 반대매매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위탁매매 미수금은 23일 1조319억원을 기록했는데, 한 달 전(5018억원)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미수금은 3거래일 연속 1조원을 넘어서면서 금융투자협회가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미수 거래는 당장 주식을 사들일 자금이 부족해도 종목별 증거금률에 해당하는 금액만 있으면 투자금 중 일부인 증거금만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나중에 부족한 금액(미수금)을 채워넣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증권사에 빌린 돈을 갚지 못했거나 신용거래 후 주가가 담보비율 아래로 떨어졌을 때 증권사들이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반대매매가 나타난다. 일 평균 530억원 안팎이었던 반대매매 규모는 23일 기준 5532억원으로 폭증했다.
시장에서는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반대매매까지 늘어나며 유동성은 더욱 희박해질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수금 잔고와 반대매매가 급증한 만큼,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 악화 이슈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 탓에 외국인이 한국 등 신흥국 증시에서 돈을 빼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3434억원, 코스닥에서 3026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다만 코스피가 2400선을 하회하고 코스닥 역시 800선을 밑도는 만큼, 지금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저가 매수 기회라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가 5%대까지 오른 후 하락하고 있는데다, 원·달러 환율 역시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만큼 외국인의 매수세가 서서히 유입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가격(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인 수준에 위치한 만큼, 불안할 수 있어도 추세 자체가 무너졌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지금 개인투자자들은 역발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