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팍 50평대도 ‘평당 1억’ 돌파…‘똘똘한 한 채’ 확산조짐

정두리 기자I 2021.07.01 06:00:00

아리팍 30평대는 40억 목전…호가 높이는 집주인들
대장주 신축·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
“세부담 강화에 갈아타기 유주택 수요쏠림 현상”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서울 아파트 ‘평당 1억원’ 시대를 열었던 서초구 반포동의 대장주 아파트 아크로리버파크에서 중소형 평형대에 이어 50평대(전용면적 129㎡)에서도 3.3㎡(1평)당 1억원을 돌파한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강남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중형에 이어 대형 아파트도 평당 1억원을 찍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부담 강화와 집값 상승 기대감으로 강남을 넘어 서울 전역 대장주 아파트의 가치가 더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사진=대림산업)
◇아리팍 50평대도 ‘평당 1억시대’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29㎡(옛 51평)는 지난 11일 51억원(8층)에 실거래 됐다. 역대 최고가다. 공급면적으로 환산하면 3.3㎡ 당 1억원 수준이다. 이 면적형의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12월 19일 거래된 48억5000만원(28층)이다. 6개월 만에 2억5000만원이 상승한 셈이다.

아크로리버파크의 30평대 매매가는 40억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19일 39억8000만원(10층)에 최고가 거래되며 평당 1억원을 훌쩍 넘긴 상태다.

2016년 준공된 아크로리버파크는 지상 38층 15개동에 총 1612가구로 구성돼 있다. 한강조망이 가능하고 단지 내 고급 커뮤니티시설 등을 갖춰 강남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주도하는 단지로 꼽힌다. 이 단지는 2019년 8월 전용 59㎡가 23억9800만원(12층)에 팔리면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3.3㎡당 실거래가 1억원을 기록한 아파트로 유명하다. 작년 10월에는 84㎡가 34억원에 거래되며 30평대에서도 평당 1억원을 돌파했다. 2013년 분양 당시 분양가가 3.3㎡당 383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해를 거듭할수록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번 전용 112㎡ 신고가 거래로 대형 평수대 아파트의 평당 가격도 1억원을 돌파하면서 수요자들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포동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50평 초반 호가는 53억까지 치솟았다”면서 “집주인들이 전 평형에 걸쳐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기존가보다 가격을 더 부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 상위 20% 주택 21억선…대장주 단지가 ‘견인’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전국 상위 20% 주택가격은 처음으로 평균 11억원을 돌파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6월 전국 5분위(상위 20%) 주택가격은 평균 11억379만원을 기록했다. KB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서울의 경우 작년 12월 5분위 주택 평균 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6개월 만에 21억7749만원을 기록, 21억원도 돌파했다.

이같은 가격 오름세는 대장주 아파트 단지가 견인하고 있다. KB가 발표한 6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135.74로 지난해 6월부터 13개월 연속 상승했다. 해당지수는 매년 전국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이다. 주택 시장을 대표하는 대장주 아파트를 기준으로 전체 시장을 축소해 살펴볼 수 있다.

‘KB 선도아파트 50’에 포함된 대장주 단지를 살펴보면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 163㎡는 지난 3일 33억5000만원(11층)에 신고가 거래됐다. 직전가는 3월에 거래된 30억5000만원으로 3개월 되지 않아 3억원이 뛰었다. ‘재건축 대어’인 올림픽선수기자촌은 지난 3월 1차 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했고, 현재 2차 정밀안전진단이 남은 상황이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도 최근 신고가를 개신했다. 신반포2차 전용 92㎡는 지난 9일 30억6000만원(6층)로 손바뀜됐다. 직전가는 지난해 10월 거래된 24억원(5층)으로, 6억원 이상 가격이 훌쩍 올랐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현재는 강남에서 소형 아파트 여러 채를 보유한 것보다 대형 아파트 하나를 가지고 있는 게 세금 부과 수준은 적기 때문에 똘똘한 한 채에 수요가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서울 중심권의 대장주 아파트의 가격이 주도적으로 오르면서 주변 단지도 집값이 따라가는 모양새”라고 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택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현 시점에서 GTX 등 교통 이슈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맞물리면서 오히려 서울의 특정 지역과 대장주 아파트 물건 위주로 갈아타기 유주택 수요가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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