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공보국장 후임에 'CNN기자와 거친 설전' 밀러 급부상

스티븐 밀러 미 백악관 수석 정책고문. 사진=AFP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백악관 ‘권력 암투’를 촉발한 후 경질된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공보국장의 후임자로 강경 국수주의자 스티븐 밀러(32·사진) 정책고문이 부상하고 있다고 미 인터넷매체 액시오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스카라무치 전 국장이 지난달 31일 전격 경질된 후 백악관은 후임 인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후보 명단에 하나둘씩 이름이 오르고 있지만 밀러 고문은 아직 1순위 후보로는 거론되지는 않지만 급부상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 있는 데다가 지난 2일 TV로 생중계된 새 이민정책 브리핑 자리에서 짐 아코스타 CNN 기자와 거친 설전을 벌인 것이 ‘먹혔다’는 것이다.

브리핑에서 아코스타 기자에게 목소리를 높이고 돌아온 그는 동료들에게 하이파이브를 받고 대통령과 보좌진이 근무하는 웨스트윙의 영웅이 됐다는 것이 매체의 설명이다.

밀러는 지난 2월 이슬람권 국가 출신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방송 인터뷰에서 “일개 판사가 미국의 법과 헌법에 대한 사견을 대통령에게 강요할 수 없다”고 주장해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들었다.

특히 TV스타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막후에서 전략을 짜는 보좌진보다 방송에서 말을 잘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사람을 좋아하다는 것이다.

밀러 고문은 이민정책 뿐 아니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정책에 두루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현 법무장관)의 보좌관으로 일한 그는 세션스가 트럼프 대선캠프의 좌장을 맡으며 자연스럽게 트럼프 후보를 돕게 됐다.

그는 지난 1월 대통령 취임사 등 트럼프 후보의 주요 연설문을 작성했다.

그러나 밀러 고문은 고교 시절 지나친 극우적 사상을 가져 따돌림을 받았고, 듀크 대학 때도 교지에 다문화주의와 포용적 이민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자주 써 동급생들의 분노를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