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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어도어 경영진 감사에 착수하며 시작된 파열음이 주가를 흔드는 중이다. 어도어의 지분 중 18% 가량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해 독립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어도어에는 컴백을 앞둔 뉴진스가 소속돼 있으며 민 대표가 경영권 배제 수순을 밟을 경우 이들의 활동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뉴진스 멤버들은 민 대표를 평소 ‘엄마’라 따르는 등 강한 유대감을 공유해 왔기 때문이다.
감사 착수로 하루 만에 7.81% 빠졌던 하이브의 주가는 26일 다시 4.95% 하락했다. 전일 있었던 민 대표의 기자회견 영향으로 해석된다. 민 대표는 하이브가 의도적으로 자신을 몰아세우고 있다며 “경영권 찬탈 계획도, 의도도, 실행한 적도 없으며 실컷 뽑아 먹고 찍어누르려 했다”고 항변했다. 이 과정에서 ‘X저씨’ ‘시XXX’ ‘등X’ ‘지X’ 등 욕설과 비속어를 섞어가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브와 민 대표 간의 갈등이 터지면서 주가가 급락했으나 긴 호흡에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하이브 내 어도어의 영업익 기여도는 11% 정도인 만큼 뉴진스의 활동이 중단되는 최악의 수를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실적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 내년인 2025년에는 하이브의 주포라 할 수 있는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활동이 재개되는 것도 실적 우려를 줄이는 요소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다양한 아티스트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아일릿, 투어스 등 신인 아티스트의 연이은 흥행으로 역량을 증명해가고 있다”며 “단일레이블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아 양측의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하이브의 중장기 성장 동력 훼손은 제한적일 것”이라 말했다.
다만 이번 갈등으로 K팝 중심 엔터주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진 것은 우려할만 하다. 국내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이자 엔터주 대장인 하이브가 내분에 빠지면서 호전되던 엔터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시 꺾이는 양상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 5거래일간 하이브에만 1900억원 규모의 매물을 쏟아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 업종의 숙명적인 리스크는 ‘인적 리스크’”라며 “시장에서 엔터 업종에 높은 멀티플을 부여하던 멀티 레이블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이 피어났으며 민 대표가 IP 콘텐츠의 유사성을 지적하면서 업종에 대한 불확실성도 키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