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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의원은 감사원의 강압조사를 비판하는 등 21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둘러싼 여야간 정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지연되는 감사원 조사 발표..정쟁에 휘말려
성 장관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경제분야)에 출석해 “월성1호기 조기폐쇄는 단순히 한수원 회계기준에 의한 경제성뿐만 아니라 안전성, 환경성, 주민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진 결정”이라며 “감사원이 이를 두루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국내 두번째 원전인 월성1호기는 1982년 가동 개시해 2012년까지 30년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후 원안위는 지난 2015년 그 수명을 2022년까지 연장키로 하며 월성 1호기 재가동을 결정했다.
2015년 6월부터 월성1호기는 운전을 재개했지만 3년만에 다시 멈춰섰다. 서울행정법원이 2017년 원안위 결정과 관련해 절차상 문제 등을 이유로 연장 결정 취소 선고를 하면서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2월 월성 1호기 가동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영구정지 신청을 했고, 원안위도 12월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원전업계와 야당은 현 정부가 월성 1호기를 무리하게 조기 중단하려고 경제성 평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다시 월성1호기 운명은 ‘블랙홀’에 빠져들었다. 국회는 지난해 9월 감사원에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조사를 청구했고, 한수원을 비롯해 산업부 직원까지 강도높은 조사가 진행됐다.
감사원의 조사 결과는 지난 4월경 나올 예정이었으나 여전히 보완조사가 진행되면서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감사원 조사와 관련한 공방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성 장관은 “월성1호기 조기폐쇄는 단순히 한수원 회계기준에 의한 경제성만이 아닌 안전성 등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서 내려진 결정”이라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한 담당자들이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 있어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전환정책은 시대의 변화, 정책 환경의 변화를 반영한다”면서 “(에너지전환과 관련한)적극행정에 대한 감사원의 고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의 강압조사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최근 감사원이 무리하게 강압조사를 한다는 보도가 있다”면서 “월성 1호기 조기폐쇄는 과거 수명연장 허가 과정에서 잘못 꿴 첫 단추를 바로잡기 위한 결정으로 당시 부풀려진 경제성 평가가 아니었다면 진작 폐기됐을 원전”이라고 주장했다.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관련 감사원 감사결과 여부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은 또다시 정쟁에 휘말릴 것으로 관측된다. 야권에선 벌써부터 관련 국정조사, 청문회 개최를 벼르면서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국회 지연 보고에 대해 제재할 수 있는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 발의, 감사원의 월성1호기 감사 결과 발표를 독촉했다. 감사원이 국회법에서 규정한 감사기한 5개월을 넘기고, 4개월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감사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감사원은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이기 때문에 총리로서 확실히 확인된 내용이 아니면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면서도 “감사원은 항상 엄정하게 법제도에 따라 확인된 감사 관행을 잘 지키면서 우리 공직사회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는 월성원전 2~4호기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의 임시 저장시설 증설 여부에 대한 지역 의견 수렴 결과를 24일 발표한다. 공론조사를 통해 주민들의 수용성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와 함께 재검토위의 권고안이 제시된다. 이번 결과 역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