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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명 중 8명이 현직법관…김선수 제청에 ‘관심’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23일 오후에 열린 전체회의에서 내년 1월1일 퇴임하는 김용덕·박보영 대법관 후임 후보자 9명을 선택해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대법원장은 이르면 오는 27일 이들 중 2명을 선택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게 된다.
추천위가 택한 9명 중 8명은 모두 현직법원장 또는 법원장급 고위법관이다. 재야인사 중에서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을 지낸 김선수 변호사가 유일하다. 김 변호사는 대법관 후보에는 자주 올랐지만 실제 임명 제청된 적은 없다.
김 대법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 제청권은 삼권분립에 따라 주어진 것”이라며 “대통령과 임명권과 제청권의 충돌이 있을 때는 뜻을 관철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결국 대법관으로 적합한 인물이라면 청와대나 정치권 눈치를 보지 않고 제청권을 행사하겠다는 얘기다. 김 변호사가 임명 제청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이유다.
민변 회장 출신으로 다양한 사회활동을 해온 김 변호사는 2014년 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에서 통진당 측 대리인을 맡았다. 이 때문에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진영에서 강한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다. 대법관은 헌법재판관과 달리 국회의 임명동의가 필요하기에 정치권의 반응이 중요하다.
또 노정희(54·19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경우는 법원 내 진보성향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점이 집중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김 대법원장과 유남석 헌법재판관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청문회 과정에서 집중공세를 받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장이 김선수 변호사를 제청한다면 처음부터 세게 가겠다는 의미로 봐도 될 것”이라며 “반면 법원 조직의 안정에 더 무게를 둔다면 법관 중에서 선택해 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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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법관인 민유숙(52·18기), 노정희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이은애(51·19기)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 등 3명은 모두 추천명단에 올랐다. 추천위는 심사명단에 있던 여성법관 3명을 모두 떨어뜨리지 않고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그간 대법관의 다양성을 강조해왔던 만큼 여성 1명을 임명 제청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또 박보영 대법관의 후임으로 여성이 돼야 ‘여성 대법관 3인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 현재 13명의 대법관 중 여성은 박보영·김소영·박정화 등 3명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장이 대법관의 다양성과 소수 의견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2명 중 1명은 여성으로 선택해 제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이 줄곧 강조해왔던 ‘정통법관’에게 무게를 실을 지도 관심사다. 김 대법원장은 법원 내 요직으로 꼽히는 법원행정처 경력이 없다. 이에 대해 대법원장은 “저는 31년 5개월 동안 법정에서 당사자들과 호흡하며 재판만 해온 사람”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추천위가 택한 8명의 후보 중 법원행정처 경력이 있는 법관은 김광태(56·15기) 광주지법원장, 이종석(56·15기) 수원지법원장, 이광만(55·16기) 부산지법원장 등 3명이다. 안철상(60·15기) 대전지법원장, 노태악(55·16기) 서울북부지법원장과 3명의 여성법관은 모두 법원행정처 경력이 없다.
9명의 후보자 모두 연수원 기수가 김 대법원장(15기)과 같거나 또는 낮은 점도 특징이다. 김 대법원장 보다 기수가 높은 고의영(59·1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은 모두 추천위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