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새 먹거리를 발굴해 성장을 해야 하는 것은 기업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유통·식음료·패션업체들은 새해를 맞아 성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젊은 2·3세 경영인들에게 적극적으로 맡기고 있다. 한층 젊어진 기업들의 병신년 새해가 기대되는 이유다.
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외아들인 강준석(36) 글로벌 사업본부 이사는 블랙야크의 해외 먹거리 발굴 업무를 도맡아 하고 있다.
강 이사는 지난 1월 블랙야크가 인수한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 대표를 맡고 미국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 이사는 또 3년 전부터 유럽인의 체형에 맞는 상품을 기획, 준비해 왔고 내년 그 결실을 내놓는 등 유럽 시장 공략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블랙야크의 해외 시장 공략은 아웃도어의 양대 산맥인 북미와 유럽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없다는 강 이사의 평소 지론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다.
주류업계에서도 이목을 끄는 2~3세 경영인이 다수 포진돼 있다. 보해양조를 이끌고 있는 임지선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임 부사장은 보해양조 창업주인 고(故) 임광행 회장의 손녀로, 임성우 창해에탄올 회장의 장녀이기도 하다. 보해양조는 임 부사장 취임 이후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임 부사장(32)은 보해양조 대표 취임 후 ‘잎새주부라더, 부라더소다, 복받은부라더’ 등을 연이어 내놓으며 회사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주류업계는 임 부사장이 젊은 나이와 해외에서 공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해양조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
박 부사장은 하이트진로 통합을 주도했으며 그동안 하이트진로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사업을 발굴했다. 특히 박 부사장은 올해 하반기 하이트진로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순당 영업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배상민(36) 상무도 빼놓을 수 없다. 배 상무는 국순당 창업주 고(故) 배상면 회장의 장손이자 배중호 국순당 대표의 장남이다. 배 상무는 사내 구매와 기획 부서를 거치며 실무를 익혔고 이후 영업파트로 자리를 옮겨 회사 매출 증대에 힘을 쏟고 있다.
제과업계에는 허영인(40) SPC회장의 아들인 허진수 SPC부사장이 3세 경영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허 부사장은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한 후 2005년 SPC 내 파리바게뜨 브랜드를 담당하는 법인 파리크라상에 상무로 입사했다.
허 부사장은 SPC 입사 후 경영 기획과 글로벌 사업, 이노베이션 랩(연구소) 사업 등을 도맡으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지난해 3월 전무로 승진해 해외사업을 담당했다가 2015년 11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허 부사장은 SPC그룹이 해외에 200개 파리바게뜨 점포를 내는 작업을 주도해 회사의 글로벌 영토를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신세계의 정유경 사장도 그룹 백화점사업과 면세점 사업을 도맡으며 경영 전면에 등장했고,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도 그룹의 패션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 유통·식음료·패션 업계에는 유달리 눈에 띄는 2~3세 경영인이 다수 등장했다”며 “내년은 이들이 주도하는 젊은 바람이 업계를 휩쓸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