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프래더-윌리 증후군(Prader-Willi syndrome)은 아무리 먹어도 배부름을 느끼지 못해 음식에 강한 집념을 보이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억제되지 않는 식욕과 이로 인해 비만과 당뇨가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1956년 스위스 의학저널에 프래더(Prader), 레브라트(Labhart), 윌리(Willi)에 의해 처음 보고돼 프래더-윌리 증후군으로 명명됐다.
장대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의학유전·희귀질환센터장)는 “프래더-윌리 증후군은 발달지연, 섭식장애, 다양한 내분비 장애가 복합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희귀질환이다”고 정의하고 “다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 없이 방치하게 되면 저신장, 생식성기능저하, 인지기능저하, 행동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래더-윌리 증후군은 2만5000명~3만 명 중 1명꼴로 발생하고 남녀 비율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신생아 시기엔 근긴장도가 떨어져 젖병을 잘 빨지 못하고 울음소리가 약하거나 잘 울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아동기에 들어서면 발달지연과 과도한 식욕, 비만 등의 증상을 보인다. 13세 이상에서는 지적장애와 행동장애, 과도한 식욕, 비만, 생식샘 저하증 등이 나타난다.
프래더-윌리 증후군의 가장 흔한 원인은 15번 염색체의 미세결실로 나타나는 결손형으로 전체의 60~70%를 차지한다. 또 다른 원인은 이염색체성(Uniparental disomy, UPD), 즉 부모로부터 각각 한 개씩 유전돼야 할 15번 염색체 모두 어머니로부터만 받은 경우(20~30%)다. 이 외에 드물지만 아버지로부터 받은 15번 염색체의 각인(imprinting) 센터에 돌연변이가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은 유전적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DNA 메틸레이션(methylation) 분석법을 통해 99% 확진할 수 있다.
구체적인 치료 방법은 아직 없다. 다만 초기 중재를 통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성장호르몬 치료, 발달재활치료, 영양상담이 필수적이고, 그 밖에 소아안과, 소아이비인후과, 소아비뇨기과, 소아정신과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 프래더-윌리 증후군은 과도한 식욕을 억제할 수 있는 식이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기본적인 운동과 비타민 D 섭취가 추천된다.
장대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프래더-윌리 증후군은 신생아기부터 꾸준히 치료받고 관리받으면 정상 아이들과 큰 차이 없이 건강하게 자라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다학제 진료가 가능한 희귀질환센터 등을 통해 체계적이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