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전장 사업'' 역대 최대 실적
삼성 ''반도체 적자'' 3.7조…전장으로 견인
시장 "올해 하만 누적 영업익 1조 넘을 것"
"LG, 장기적으로 한자릿수 중반대 수익성"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전장 사업이 ‘호실적’을 견인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반도체 불황과 휴대전화·가전 시장의 성숙 등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새롭게 떠오른 전장 사업이 본격적인 실적을 내고 있어서다. 국내 전자업계는 전장 성장세에 힘입어 수주 등을 통한 시장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 하만 커넥티드 자율주행 데모 차량.(사진=하만인터내셔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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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의 전장 자회사 하만(Harman)은 고객사의 수주 확대로 올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4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4% 증가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2017년(600억원) △2018년(1600억원) △2019년(3200억원) △2020년(600억원) 등 연간 영업이익보다도 많은 규모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하만은 전반적인 전장 고객사의 수주가 증가한 가운데 카오디오 판매 확대와 포터블 스피커 등 소비자 오디오 판매 호조에 힘입어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066570)도 올 3분기 VS(전장)사업본부에서 10년 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 2조5035억원, 영업이익 1349억원으로 매출액은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며 영업이익은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LG전자는 “전장, HVAC(냉난방공조) 등 B2B 사업 확대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며 “LG전자 매출에서 B2B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대 중반을 넘어섰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동차 부품인 전장 사업을 일찌감치 점찍어 관련 회사를 인수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섰다. 하만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주도한 첫 인수합병(M&A) 회사로 2017년 3월 삼성전자에 인수됐다. LG전자는 2018년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시스템 업체 ZKW를 인수하고 2021년 자동차부품 업체 마그나와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합작사를 출범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에 주력하고 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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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장 사업은 ‘반도체 부문’ 적자 폭이 좀처럼 줄지 않는 삼성전자 실적에 크게 일조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매출 16조 4400억원, 영업손실 3조 75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규모다. 증권가에선 하만의 4분기 영업이익을 3000억원으로 예상하며 올해 누적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두 회사는 수주 확대와 제품 차별화 등으로 실적을 더욱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만은 차량 내 경험 역량 강화를 통한 전장 디스플레이 등 신규 분야 수주 확대와 홈 오디오 등 고성장 제품 대응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당사와 시너지 협업 확대를 통한 확산과 제품 차별화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고수입 제품인 오토모티브, 즉 전장향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등 수익성 개선 중심의 사업 운영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오는 4분기 고부가가치 전장부품의 수요 성장에 힘입어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멕시코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LG전자,
LG디스플레이(034220),
LG이노텍(011070) 등 계열 3사의 올해 전장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133조원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관계자는 “2024년 연간 수익성은 올해 대비 개선된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장기적으로 미드 싱글 디짓(한 자릿수 중반대) 이상 수익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 인천 서구에 위치한 LG전자 인천캠퍼스에서 LG마그나 직원이 전장 부품의 상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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