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결혼식 당일 그동안 쌓여 있던 갈등이 폭발했다. 예물을 둘러싼 사소한 말다툼이 결국 양측 집안싸움이 된 것이다. 큰 싸움으로 결혼식은 엉망이 됐고 A씨는 결혼식장을 떠나며 B씨에게 “이 결혼은 무효다. 결혼도 안 하겠다”며 이별을 통보했다.
B씨가 계속 매달렸지만 A씨는 단호했다. A씨는 B씨에게 “신혼집을 비워달라”고 말하고, 본인은 일단 짐을 챙겨 본가로 이사를 했다. B씨는 “새 집을 구할 때까지만 기다려달라”고 부탁했고, A씨도 이를 받아들였다.
A씨가 집을 떠났지만 B씨는 A씨의 말이 진심이 아닌 잠시 토라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재차 A씨에게 화해와 재결합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B씨는 A씨의 이 같은 단호한 의사 표현에도 A씨가 일시적으로 토라진 것이라고 계속 생각했다. 그는 며칠 후 A씨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 A씨는 뒤늦게 혼인신고 사실을 알게 됐고 곧바로 B씨를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가정법원에 별도의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혼인신고를 하라는 A씨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가 이 같은 주장을 강력 부인하는 와중에 B씨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대질신문까지 벌였으나 B씨는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검찰은 B씨를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법원도 사문서위조 혐의 등이 인정된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별도로 B씨는 A씨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하자 A씨가 마련한 신혼집에서의 퇴거도 거부했다. 결국 A씨는 별도의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전셋집 계약은 만료됐다. 법원은 B씨에게 A씨가 낸 전세자금대출 이자를 지급하고 소송비용 일체를 부담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