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류성 기자] 시장 방앗간에서 참깨와 관련해 주로 들리는 얘기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지곤 한다. 10년 전에 주로 들었던 대화는 “중국산 참깨가 한국산 깨 보다 좋다”였다. 맞을 수 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이 주장의 근거는 중국산 참깨가 국내보다 더 추운 지역에서 자란다는 지리적 특성에서 비롯된다.
중국산 참깨의 재배지로 주로 거론되는 지역은 우리나라 사람이 잘 아는 동북삼성(흑룡강성,요녕성,길림성)이다. 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이 지역은 북한보다 지리적으로 위쪽이라서 참깨 재배가 힘든 지역이다. 중국 참깨 주산지는 하남, 호북, 안휘, 강서성이다. 우리나라 남부지역과 같은 위도인 하남을 제외하면 모두 우리나라보다 더 아래 지역에 위치한다.
다만 중국 전체 참깨 생산량의 4.5%만이 우리나라보다 기온이 낮은 서북 고원지역에서 생산된다. 그렇다고 중국산 참깨가 국산 참깨보다 더 낫다 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이 참깨 수출국가라는 얘기 또한 잘못 알려진 대표적인 속설이다. 사실 중국은 전 세계의 참깨를 엄청나게 빨아들이고 있는 주요 수입국이다. 중국은 2020년 기준 8529만 달러(1049억원)어치를 수출하고, 12억7000천만 달러 (1조5627억원)어치를 수입했다. 주로 수단, 나이지리아, 미얀마, 에디오피아 등지를 통해 수입했다. 수출액보다 수입액 규모가 무려 약 15배에 달한다.
참깨의 맛은 종자의 특성과도 연관이 깊지만 정확히 어떤 요소가 참기름의 미각에 작용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없다. 이와 관련 한국농화학회지에 발표된 ‘산지에 따른 참깨종자의 이화학적 특성 비교’가 참고가 될 만하다.
이 연구는 국내산 참깨와 수입산 참깨의 성분, 지방산 조성 및 리그난 함량을 비교 분석하였다. 참깨의 일반성분 비교를 보면 단백질 함량의 경우 국내산 참깨가 높았다. 지방함량은 나이지리아산 참깨가 약간 높았다. 하지만 올레산과 리놀레산을 합한 총 양질 불포화지방산의 양은 수입산보다 국내산에서 더 높았다.
항산화성분으로 알려진 세사민과 세사몰린의 리그난 물질도 국내산 참깨가 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놀레익산 함량은 평균 48.2%로 다른 어느 나라 참깨 품종보다도 질적으로 우수함을 보였다. 참깨 맛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기호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중국산 참깨가 한국산 참깨보다 좋다”라는 속설을 믿기에는 한계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도움말 주신분 : 박정용 쿠엔즈버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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