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리스 4대 대형 은행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인 알파뱅크와 유로뱅크가 ECB에 긴급 유동성 지원(ELA)을 요청했다. 두 은행들은 “이달말 있을 총선 결과에 따라 뱅크런이 발생할지 모르는 만큼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은행들은 “ECB의 ELA 프로그램을 통해 만약 있을지 모르는 은행의 유동성 부족 상황에 대비한 완충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이는 선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시리자는 긴축 정책에 반대하고 있어 시리자가 정권을 잡을 경우 그리스 구제금융과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에 차질을 빚을 갓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실제 뱅크오브그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만 30억유로 정도의 예금이 그리스 시중은행들로부터 인출되는 등 조금씩 자금이 빠져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선 지난 2012년에도 총선을 앞두고 그리스 대형 은행들은 뱅크런으로 인해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아울러 최근 외국 은행들이 그리스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여 나가고 있어 실질적인 자금 경색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그리스 은행들이 일부 대형 외국 은행들과 체결했던 레포(환매조건부채권) 계약이 이달들어 새로 경신되지 못하고 있다”며 “외국 은행들은 이달말까지 총선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태도인 것 같다”고 전했다.
전날에도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은 `B`로 유지하면서도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며 상황에 따라 몇 개월내에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