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동양증권(003470)의 매각 작업이 큰 고비를 넘기면서 서서히 윤곽이 잡히고 있다. 늦어도 4월쯤에는 모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법원은 동양증권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대만 유안타증권을 선정했다. 이 딜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매각 금액은 12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각 대상 지분은 동양증권의 대주주인 동양인터내셔널(14.93%)과 동양레저(12.13%)가 보유 중인 동양증권 지분 27.06%으로, 27일 종가(2375원)으로 800억원에 이른다. 40~50% 가량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이같은 가격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동양증권은 새 인수자가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시가 할인발행으로 1500억원 유상증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동양증권은 액면가(5000원)의 42% 수준인 2100원에 7142만8571주를 제3자배정하기로 결정했다.
액면가를 밑도는 유상증자는 주총의 특별결의가 필요한 것으로, 동양증권은 다음달 14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4월 중 매각 절차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한편, 유안타증권은 당초 현재현 회장 등 계열사 임직원의 사기발행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계약을 무효화한다는 조항을 내걸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막판 관련 조항을 삭제하면서 인수 허가신청서를 철회하는 등 막판 진통을 겪기도 했다.
실제로 법원 1심 판결이 9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인수 절차가 사실상 모두 마무리된 이후여서 관련 조항에 대한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딜에 능통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계약무효화 조항 때문에 유안타증권은 조건부 우선협상대상자였으나 이를 삭제하면서 모든 리스크를 짊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완전판매와 사기발행 등 우발채무에 대한 리스크는 남아 있다. 앞으로 정례실사 등을 거쳐 인수 가격을 두고 미세한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 관계자는 “인수금액을 에스크로 계좌(용도제한 계좌)에 예치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번 동양증권 매각이 대주주의 기업회생 절차로 진행되는 만큼 매각금액은 당장 채무 변제용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본계약 전까지 이에 대한 협상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961년 설립된 유안타증권은 대만 금융전문그룹인 유안타그룹 계열사로 약 3조5000억원의 자기자본과 높은 신용등급(AA-)을 보유한 회사다.
유안타증권은 “그 동안 쌓아온 아시아 경험과 동양증권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시아 증권시장에서 선두주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양증권은 자산관리와 리테일 분야에 폭넓은 영업망을 갖추었다는 큰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런 부분들을 잘 키워나가면 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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