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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광복 前 국내 설립된 일본법인…귀속재산 여부 판단해야"

하상렬 기자I 2022.08.24 06:00:00

광주 광산구 일대 토지…소유권 두고 법적 분쟁
광복 前 일본법인 소유, 농촌근대화법 따라 공사 관리
"귀속재산처리법 따라 정부 귀속됐다"며 다퉈
대법, ''국내 주된 사무소 또는 본점 여부'' 기준 제시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광복 이전 국내에 설립돼 주식 또는 지분이 일본 기관 등에 소속됐던 영리법인 소유 재산이 귀속재산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대법원이 제시했다. 대법원은 해당 법인이 ‘국내에 주된 사무소 또는 본점’을 두고 설립됐는지를 심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사진=방인권 기자)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고 24일 밝혔다.

문제는 광주 광산구 일대 저수지 제방으로 사용되는 토지의 소유권이 어디에 있는지에서 발생했다.

토지대장상 1920년 일본법인 동산농사 주식회사에 소유권이 이전됐던 해당 토지는 1977년경부터 구 농촌근대화촉진법에 기초해 영산강농지개량조합이 관리권을 행사하다가 조합이 농업기반공사(현 농어촌공사)에 합병되면서 농어촌공사가 관리하게 됐다.

구 농촌근대화촉진법은 농지개량사업 시행을 위해 설립된 조합은 조합 구역 내 저수지 등 농지개량시설로서 그 설치자로부터 이관된 것을 인수해 관리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공사는 해당 토지가 주식 또는 지분이 일본법인의 소유였기에 귀속재산에 해당, 그 소유권이 정부에 있음을 전제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을 청구했다.

구 귀속재산처리에 관한 특별조치법(귀속재산처리법)상 일본법인 등이 소유한 일체 재산은 귀속재산으로써 1964년 12월 31일까지 매각되지 않으면 그 다음날 국유재산화된다.

그러나 정부는 구 농촌근대화촉진법에 따라 저수지에 대한 소유·관리권이 공사에 이관된 1977년경에는 정부 소유가 아니었기 때문에 소유권이전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소유권이 동산농사에 있다는 취지다.

1·2심 법원은 정부 측 손을 들어줬다. 일본법인의 주식 또는 지분만 귀속되고 소유 재산은 귀속재산에서 제외된다는 판단이다. 귀속재산처리법 2조 3항은 1945년 8월 9일 이전 한국 내 설립돼 그 주식 또는 지분이 일본기관 등에 소속됐던 영리법인은 그 주식 또는 지분을 귀속재산으로 정한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귀속재산법상 소유재산이 귀속재산에서 제외되는 ‘국내에서 설립된 영리법인’을 국내에 주된 사무소 또는 본점을 두고 설립된 법인을 의미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귀속재산처리법에 따라 이 사건 토지가 귀속재산에서 제외된다고 보기 위해선 동산농사가 국내에 주된 사무소 또는 본점을 두고 설립된 영리법인에 해당하는지가 심리돼야 한다”며 “토지대장상 소유명의자가 일본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귀속재산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 또는 지분이 일본인 등 소유인 일본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법인 소유인 이 사건 토지가 귀속재산이 아니라고 판단한 원심에는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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