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재교부 거절당한 한의사 패소…法 "관련법령 수차례 위반"

성주원 기자I 2024.03.18 06:00:10

무허가 의약품 팔고 무면허 의료행위 주도
집유로 면허 취소…재교부 거절되자 소송
"죄질 중해, 의료법 부합…비례원칙 반하지않아"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무허가 의약품을 이용해 고액 무면허 의료행위를 주도한 한의사 A씨가 취소된 의료인 면허의 재교부를 거부한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한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면허취소 의료인 면허재교부 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에서 한의사로 활동해오던 A씨는 2018년 보건범죄단속법상 부정의료업자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징역 2년 및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500만원으로 감형된 뒤 확정됐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면허를 취소한다’는 구 의료법 조항에 따라 2019년 A씨의 한의사면허를 취소했다. A씨는 2022년 ‘한의사면허 취소의 원인이 된 사유가 소멸했다’며 면허재교부를 신청했다.

그러나 그해 10월 12일 열린 보건의료인 행정처분심의위원회에서 ‘개전의 정이 뚜렷하다고 인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반수 위원들에 의해 재교부 거부처분이 이뤄졌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면허 재교부 처분에 관련된 법령 어디에도 면허 재교부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행정처분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 사건 처분 과정에서 구체적인 행정처분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알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에 어떠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A씨)는 무허가 의약품을 이용해 고액의 진료비를 받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고, 특히 원고가 이러한 의료부정행위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서 그 죄질이 매우 중하다”며 “이 사건 범행의 경중을 고려해 보았을 때 재교부 거부 처분은 의료법의 목적에 오히려 부합한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A씨는 이 사건과 별개로 2021년에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의료인으로서의 사명을 저버리고 관련 법령을 수차례 위반해 국민의 건강·보건을 해하는 범행을 저질러 온 원고(A씨)에게 의료인 면허를 다시 교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건복지부가 판단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교부 거부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원고의 불이익이 중대하다고 보기도 어려워 비례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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